한국경제硏 "기업·산업경쟁력 붕괴단계"

 우리 경제가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에 직면했고 기업 및 산업경쟁력이 붕괴단계에 진입하고 있는 징후가 보인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또한 성장잠재력 저하와 소득기반 악화 등 취약성이 심화되면서 침체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을 보이고 있고 저성장 추세가 장기화되면 실업증대와 소득증가 둔화 등의 문제가 야기돼 우리 경제가 감내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됐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기업·산업 구조조정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7일 이같은 내용의 ‘한국경제의 실상과 현안 정책과제-경제의 구조적 취약성과 경제운영’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산업생산 증가율이 작년 4분기 9.5%에서 올 4월에 1%대로 급감하는 등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에 직면했으며 설비투자도 1분기에 3.4% 감소한데 이어 4월에도 4.2% 줄어드는 등 부진이 심화돼 성장잠재력이 하락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외환위기 극복과정에서 형식적인 부채비율 축소, 인력감축 위주의 기업 구조조정에 치중한 반면 전반적인 기술혁신 능력은 약화돼 기업·산업의 성장잠재력도 급속히 약화, 경쟁력이 붕괴단계에 진입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이와 함께 기업의 재무구조 개선은 99년부터 계속된 투자자금 수요감소가 재무구조 개선으로 이어진 측면이 커 결과적으로 기업의 경쟁력 제고에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한 채 성장기반을 잠식할 것으로 우려됐다.

 따라서 생산성 및 효율성 증대를 위한 실질적인 기업구조조정과 이를 통한 산업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필요하고 부진한 직접금융시장 대신 간접금융의 활성화를 통한 기업의 투자증대를 유도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관련, 한경연 허찬국 박사는 “통화정책 일변도의 거시정책 운용을 지양하고 중기 물가안정 목표를 우선하는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등 안정된 거시경제환경 조성을 위한 통화·재정정책을 펴고 인기 영합보다는 공정성을 중시하는 정부 조정기능 강화를 통해 포퓰리즘적 경향이 정착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경연은 이날 발표한 내용 외에 금융시장 불안과 정책대응 등 단기경제정책 과제와 대안,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기업개혁 관련 정책과 개선방안, 기업친화적경영환경 등에 관한 내용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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