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지]토종기업의 도전-스토리지 틈새시장에 `승부수`

 다국적 IT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는 스토리지 분야에서 국산 제품으로 승부를 걸고 있는 국내 스토리지 전문기업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지난해 신제품을 출시하고 시장 진입에 성공할 것이란 기대감을 가졌으나, 경기위축 심화와 대형 외국기업들의 중·저가 시장 공략 강화 등으로 인해 영업실적은 기대만큼 올리지 못했다.

 그러나 NAS 중심의 네트워크 스토리지가 부상하고 일반 PC에 사용되는 IDE(Integrated Drive Electronic) 방식의 표준인 ATA(Advanced Technology Attachment)의 도입이 늘어나는 등 최근의 시장 환경 변화에 맞춰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있다.

 이들 국산 전문기업은 성능 및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는 새로운 기술 활용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틈새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토종 스토리지 전문 기업은 선발사업자인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나 넷컴스토리지 외에도 현대데이타넷, 디스크뱅크, 인사이트테크놀로지, 에스오에스정보통신, 엑사큐브시스템, 아라리온, 이슬림코리아, 리눅스시큐리티, 맑은기술, 글루시스, 자이메타테크놀로지 등 15개사가 넘는다.

 지난 한해 강도높은 구조 조정을 통해 올해 사업을 본격적인 궤도에 올려놓은 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는 서버 사업이 안정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스토리지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1분기 매출 50억여원 중 30% 정도를 스토리지 분야에서 올린 유니와이드는 올해 스토리지 분야에서만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재 주력하고 있는 레이드 제품인 ‘윌로우8200’ 외에도 이달말 ATE 방식의 신제품과 국내 벤처기업인 글루시스의 NAS 엔진을 장착한 네스트림3000을 조만간 출시하고 기존 SCSI 및 FC(파이버채널) 기반의 제품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시리얼 ATA 스토리지를 출시, 2차 스토리지 시장 및 백업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또 베리타스의 PC백업 솔루션을 자사 ‘아프로 2U 서버’에 번들로 장착, 기업 내 PC 백업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대주주가 변동된 넷컴스토리지는 지난해 11월 양산에 들어간 2기가비트 초고속 온라인 대용량 저장장치 ‘큐레이드 FX2’를 바탕으로 영업을 전개하고 있으며, 1분기에 60억원 수준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가집계했다.

 지난해부터 칩 기반의 스토리지 기업으로 전환을 서두르고 있는 아라리온은 1분기 3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다. 아라리온은 현재 주력하고 있는 스카시 투 IDE(SCSI to IDE) 방식의 ‘하이퍼스토어1600’ 외에도 하반기 NAS 신제품을 출시하며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의 네트워크 전문전시회인 ‘넷월드+인터롭 라스베이거스 2003’에 단독 부스를 마련해 제품을 선보이는 등 해외 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e크럭스(CRUX) 5000과 중형급 NAS 장비 ‘엑사일로’군을 출시한 엑사큐브시스템은 1분기 매출이 기대에 못미쳤지만 최근 출시한 3유닛 크기의 ‘e크럭스5600’을 바탕으로 백업시장을 공략, 90억원의 매출목표를 달성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iSCSI 표준을 따르는 NAS 장비 ‘스플랜택IS8100’을 지난해 출시했던 인사이트테크놀로지는 올들어 본격적인 영업에 나섰으며 올 2월 NAS 장비 ‘프레토리안3300’을 출시한 에스오에스정보통신도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적극적인 영업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슬림서버 위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e슬림코리아도 NAS 중심의 스토리지 분야로 사업을 확대한다. e슬림코리아는 데스크톱PC 데이터 백업 시장을 겨냥한 오피스 백업 NAS 솔루션 ‘e슬림 NAS SN1’을 출시했다.

◆스토리지 컨슈머 시장 향해 기지개 

 기업용 시장의 대용량 저장장치 개념으로 출발한 스토리지가 일반 소비자(컨슈머)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인터넷, 초고속정보통신망이 발달하면서 개인이 사용하는 디스크 용량이 종전과는 다른 수준으로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반 가정용 멀티미디어 기기가 저장된 데이터를 읽어내는 ‘디바이스’ 개념으로 변화되는 새로운 기술 트렌드도 한 몫을 했다.

 이에 따라 이 시장을 염두에 둔 기업들의 시장 개척 움직임이 활발해졌으며 특히 비스토리지 분야 기업들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EMC처럼 전통적으로 엔터프라이즈 시장에서 출발한 스토리지 전문기업이 아닌 일반 멀티미디어·가전·주변기기 등을 개발하는 컨슈머 품목의 기업이나 자동차 회사 등이 오히려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이런 기술 트렌드를 적극 활용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현하고자 하는 국내 업체들도 눈에 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디지털영상보안장비(DVR)에 대용량 레이드 스토리지의 장점을 결합한 ‘복합 스토리지(DVS)’. 일명 디지털 비디오 스토리지(DVS)는 기존 DVR가 안고 있는 저장 공간의 한계나 하드디스크 고장시 시스템이 멈춰 보안장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등의 백업장비로서 미비점을 극복하기 위해 스토리지 기술을 접목시킨 시스템이다. 즉 스토리지의 장점인 백업기능이나 데이터를 저장하고 읽는 속도가 기존 DVR보다 빠르다는 점을 적극 활용한 제품이다.

 해외에서 DVS시스템 시장은 이미 형성돼 있지만 국내에서는 제품이 아직 많이 개발돼 있지 않은 상태다. 국산 스토리지 업체인 디스크뱅크와 아라리온 등이 시스템을 출시하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디스크뱅크가 자체 개발해 중국에 수출계약을 체결한 DVS시스템 ‘DVR뱅크500’은 10개의 하드디스크를 장착, 최대 1.6TB까지 저장할 수 있고 자체 장애 대처 능력을 갖췄다. 디스크뱅크는 DVR 전문 기업인 성진씨앤씨를 통해 현대자동차에 시제품으로 납품했으며, 3R와도 전략적인 업무관계를 위한 논의를 진행중이다.

 아라리온은 디지털 TV와 보안용 DVR 분야를 타킷으로 한 특화 제품을 준비중이다. 보안이나 서버, DVR업체와 업무공조를 추진중인 아라리온은 자체 개발한 ‘ATA 133레이드(RAID)’칩과 ‘2계층 레이드’ 응용기술 칩 등 칩 관련 경쟁력을 이용해 제품을 차별화할 계획이다.

 개인용 시장을 겨냥한 ‘웹하드’ 서비스와 스토리지 개념을 연계한 신제품도 등장할 예정이다. 스토리지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글루시스가 개발한 이 제품은 ‘오피스 스토리지 어플라이언스’라는 개념으로 NAS처럼 파일이나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다. 또 초기 셋업을 통해 회사든 웹이든 사용중인 메일이라면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 한 어카운트에서 접근할 수 있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 이 장비는 NAS 환경을 구축하기 어렵고 특히 NAS 마저도 구축 후 사용하기 어려워하는 비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저장 기능 중심의 어플라이언스 스토리지 서버를 직접 보유, 웹하드처럼 사용하자는 개념에서 출발했다. 글루시스는 유니와이드의 서버 박스 형태에 리눅스OS를 탑재, 공유기능과 데이터 업로드·다운로드 등 저장장치 활용에 국한된 기능만을 넣은 신개념의 스토리지를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한국인이 미국에 설립한 스토리지 전문기업 자이메타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제품도 주묵을 끌고 있다. 서버 없이 네트워크에 바로 접속해 사용하는 네트워크 스토리지 ‘넷디스크’도 새로운 개념의 저장장치다. 이 제품은 NAS와 SAN의 장점을 통합한 퓨전형 스토리지로 서버나 호스트 없이 네트워크에 직접 연결해 독립적으로 로컬 저장장치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최대 장점이다. OS를 내장하지 않고 칩세트에서 구동기능을 구현하는데, 기존 NAS나 SAN에 비해 가격이 10% 수준이면서도 독립적인 저장매체로 활용할 수 있다. 초저가 제품으로 이더넷 인터페이스는 물론 USB2.0 인터페이스도 갖추고 있어 네트워크 스토리지 기능은 물론 일반 휴대형 외장 스토리지 기능도 지원한다. 자이메타가 궁극적으로 겨냥하고 있는 시장은 TV프로그램·비디오·디지털카메라데이터·MP3파일 분야다. 모든 데이터가 스토리지에 저장, 가정용 혹은 개인용 단말기를 통해 데이터를 끌어내는 부문의 수요를 타깃으로 삼고 있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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