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 미래모임]방송통신의 융합 현황과 전망

 국내 정보통신 분야 산·학·관·연 전문가 모임인 ‘정보통신미래모임(회장 박기순)’의 하계세미나가 13일 강원도 철원군 철원온천관광호텔에서 열렸다. 학계 및 산업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전문가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방송통신의 융합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날 세미나에서는 조은기 성공회대학교 신방과 교수가 ‘방송통신 융합과 ITV 전망’, 이현국 한국커머스넷 전무가 ‘t커머스 개념과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내용으로 주제발표를 했다. 이날 모임의 주제발표 및 토론내용을 요약한다.

 △박기순(아라리온 대표)=그동안 방송과 통신의 융합이라는 초미의 관심사에 대한 수많은 논의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 또는 제도적으로 쉽게 풀 수 없는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학계에서는 이에 대한 실현가능성을 언제쯤으로 보고 있으며 또 어떤 보완장치가 논의되고 있는지 알고 싶다. 주제발표자 외에도 회원간 기탄없는 의견교환을 바란다.

△조은기(성공회대 교수)=공중파 방송국들은 궁극적으로 콘텐츠 공급 위주로 영업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잘 알려져 있지만 이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통신사업자들의 방송시장 진출이 매우 큰 관심사로 등장했다. 자금력이나 망을 비롯한 모든 면에서 방송사업자가 통신사업자 영역에서 경쟁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 진입규제 차원에서 비대칭적인 요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것을 어떻게 조율하느냐는 것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통신은 서비스 차원에 그치지만 방송은 정치적인 요인도 상당부분 있다. 특히 우리의 경우 방송시장의 전면개방이 미뤄지고 있으며, 해외시장 개방이나 대기업의 방송시장 진출이 먼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유광원(이지아이티 대표)=만약 단말기가 전자종이로 바뀌면 어떻게 될 것인가 궁금하다. 현재의 기술 추이로 보면 접어서 갖고 다닐 수 있는 단말기가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3년 정도 지나면 TV나 인터넷이 그 안에 통합되지 않나.

△조은기=DAB 등 새로운 서비스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봤다. 이런 것이 보편화되면 무선인터넷까지 되니까 TV를 대체하는 통합단말기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다른 이야기로 볼 수 있다. 기존 가전시장에서는 TV 단말기의 대형화가 두드러진다. 휴대폰으로 TV를 본다는 사람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는 이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오히려 대형과 초소형이 공존하는 보완적인 시장으로 간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전략도 많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새로운 기술이 전체를 대체하는 현상은, 특히 단말기에서는 과거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석환(한성국제법률사무소 변호사)=방송통신이 보완융합된다고 보는 현실적인 사례가 있다. 예전에는 통신사업자 하면 KT를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브로드밴드서비스를 떠올리는 것이 그 예다. 개인적으로 케이블TV를 자주 보는데 최근에는 케이블TV회사들이 브로드밴드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가격도 저렴하다. 소비자는 인식하지 않아도 되지만 기술적인 측면에서의 실현은 이미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 즉 케이블TV와 브로드밴드 양쪽의 칼을 쥐고 사업을 하는 추세로 전략의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있다.

 △김휴종(추계예술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장)=최근 스크린쿼터 문제가 또다시 떠오르고 있다. 방송통신이 융합됨으로써 과거 어떤 독점론 규제에서 전면적인 시장원칙이 정립될 것으로 보인다. 방송통합 역시 글로벌 마켓에서 외국 기업들이 자연독점론 식으로 국내에 밀려올 때 의문들이 많다. 글로벌 마켓이 성립될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조은기=방송통신 융합의 또다른 문제는 글로벌라이제이션이다. 이 역시 사례대 사례로 살펴봐야 한다. 일단 방송프로그램의 개방은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화나 정서가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외국인 지분비율 문제도 생각해봐야 한다. 외국인 지분제한 상황에서 투자할 수 있는 쪽은 개인밖에 없을 것이다. 3년 만에 수익을 창출해서 이익을 빼내야 하는데 비율이 너무 적어 전략적인 측면에서 접근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방송은 시장을 내주고 스크린쿼터는 지켜야 한다고 본다. 할리우드 콘텐츠의 전세계시장 석권은 국한된 현상이 아니니까 그 장르는 힘들다고 본다.

 △박영일(시스윌 회장)=방송통신 융합은 소비자 측면에서 정보를 싼 값에 이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사실 통합되면 그 망을 이용해 모든 것을 다 할 수 있다고 본다. 독점적인 사업자들은 그 망을 이용해 TV나 다른 서비스 등 정보전달사업을 할 수도 있다. 우리의 통신망은 품질도 좋다. 싼 값으로 망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을 정치적으로 보호해야 하는가에 의문이 있다. 방송을 누구나 할 수 있게 되는데 무슨 규제가 필요하냐는 생각이다.

 △조은기=미국의 방송이 좋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방송서비스는 시청자 개념이다. 모든 사람이 동의할 수 있도록 측정하기 힘들어서 그렇지 소비자의 취향은 다양하다. 공영방송제도는 오히려 좋은 제도다. 모든 것을 민간에 맡기면 문제의 요소가 있기 때문이다. 방송은 비시장적인 요소가 있다. 네트워크를 선점해 유리한 위치에 올라선다는 것은 좋지만 방송을 일반적인 제화처럼 다루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우리의 경우 규제의 원칙을 정하고 그런 과정에서 토론이나 회의보다 다분히 정치적으로 결정됐고 이런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

 △오재철(아이온커뮤니케이션즈 대표)=콘텐츠 중심의 산업구조로 재편돼야 한다는 생각은 옳다고 본다. SO와 PP의 산업 현황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우리의 경우 다양한 PP가 갖가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없다고 본다. PP산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PP가 어느 정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는 크리티컬 매스에 도달하지 못해 SO와 PP가 같이 힘들어진다. 과거 e커머스를 할 때 기존 백화점이 다 힘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하다가 7∼8년 정도 지나보니 결국 전통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업체들이 시장을 갖게 되는 상황으로 귀착되고 있다. t커머스 역시 그런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는데 실제 후발주자로서 t커머스 기업들은 어떤 기회를 가질 수 있는지 궁금하다.

 △조은기=우리의 SO나 PP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는 외국사업자가 많다. 우리 경제의 거시변수나 구매력을 고려할 때 수신료 산정을 잘못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애초에 케이블TV 마케팅을 수도나 전기 같은 유틸리티 마케팅 수준으로 시작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 마케팅은 PP가 하는 것이다. 수신료를 시청률에 관계없이 나눠주다 보니 채널을 마케팅할 인센티브가 없었다. 그 과정이 계속되면서 콘텐츠가 유틸리티화돼 모두 어려워진 것이다. 결국 플랫폼간 경쟁이 이런 악순환적인 구조를 깰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다른 PP보다 경쟁력을 갖추려면 더 나은 콘텐츠를 확보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방송수신료를 내지 않으면 방송을 중단하는 지역도 나타나고 있다. PP들이 프로그램 사용료를 요구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실제로 미국의 경우 콘텐츠 사용료가 매년 30%씩 오르는 채널도 있다.

△이현국(한국커머스넷 전무)=이런 상황은 정보통신 근무자들이 반성해야 할 점이라고 본다. 새로운 기술을 갖고 시장을 창출한다는 개념이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전화의 예를 들어보면 모바일 사용자들이 인터넷 뱅킹을 사용한다는 것은 기존 고객이 인터넷화한 것이지 신규시장이 창출된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순수 쇼핑몰업체들은 그것을 알기 때문에 t커머스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조은기=t커머스를 제대로 이용하기 위한 인프라 구축은 어려운 측면도 있다. t커머스가 이뤄지려면 셋톱박스는 물론 미들웨어·트랜젝션 등 여러 가지 고려할 상황이 많다. 맺어야 할 사람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다른 쪽에서 준비를 해주겠지 하는 생각은 금물이라고 본다.

 △오창호 교수(한신대학교 경영학과 교수)=PC와 TV는 사용환경은 물론 목적도 완전히 다른 매체다. TV에서 쇼핑을 하기 위해서는 다른 곳에서 사던 것을 대체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로운 t커머스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오히려 사용환경도 어렵고 구색을 맞추기도 어려운 구석이 많다. 만약 수익성이 보장된다면 방송사가 직접 참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휴대폰의 경우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이 이용하는 것은 문자메시지 정도다. 그 외의 정보이용료는 돈을 안 내려는 속성이 강하다. 우리의 경우 전체 지출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6%가 넘는다. 휴대폰은 필요하니까 사용하지만 휴대폰에서 제공하는 콘텐츠가 과연 돈을 내고 살 만큼 필요한가는 깊이 생각해봐야 한다.

 △신종철(송우아이엔티 대표)=인터넷 쇼핑이나 홈쇼핑의 결정적인 성공요인은 택배와 같은 물류시스템의 공이 크다. t커머스 역시 실제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프라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조은기=기술적인 요건만 필요할 뿐 새로운 인프라는 거의 없다. 방송기술과 어떻게 접목시킬까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마치 인터넷 e메일 비즈니스처럼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본다. 경제적인 효과가 보장된다면 사업자들이 대거 나설 텐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과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오창호=디지털TV는 화질과 음질만 강조하고 인터랙티브 기능을 삭제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청자들은 광고를 좋아하지 않는 성향이 많다. 최근의 기술로도 광고를 스킵해 버리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상황이면 광고주들이 광고를 내려고 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와 정보는 광고주의 메시지가 결합된 방법이 더 좋을 듯하다.

 △이현국=그렇게 생각하기 쉬운데 광고 수입이 더 많아지는 경향도 있다. 클릭을 해주게 하는 데도 광고료를 더 내게 하기 때문이다. 이것을 이해당사자들끼리 분배하면 된다. 방송수입이 따라붙기 때문에 디지털TV 광고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 즉 줄어드는 측면도 늘어나는 측면도 공존한다는 것이다.

 △한상기(다음커뮤니케이션즈 전략그룹 대표)=수익모델에 대한 검증은 다 이뤄져 있다. 순수한 VOD는 수익성이 없다. 한 가구당 리턴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런 것으로는 투자 대비 수익이 안나온다. 이보다 IP네트워크에 이미 깔려 있는 네트워크로 가야 할 것이다. 방송통신 융합 주제를 거론하는데 방송사업자나 통신사업자가 서로 경쟁해서 영업하는 것이다. 그 기반 기술들의 컨버전스가 일어나는 것이다. 실제로 두 속성을 다 갖고 있는 인터넷도 간과할 수 없다.

 △조은기=실제로 인터넷의 쓰임새는 다양하다. 인터넷이 위성방송을 하기도 한다. 인터넷은 그것 자체가 플랫폼이자 콘텐츠도 된다. 이미 구분된 플랫폼에서 인터넷의 속성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를 보는 것이 방송통신 융합의 본질이다.

 △한상기=결국에는 IP베이스로 통합될 것으로 본다. 다른 사업자들은 서버 클라이언트 개념으로 액세스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까 한다. 새로운 네트워크의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인터넷 포털들이 갖고 있는 미디어 기능들이 강화돼 현재 방송들처럼 확장되는 추세에는 주목할 만하다.

 △한태인(아이링크스쿨 대표)=사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볼 때 방송은 큰 대역폭이 필요없다.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보다 통신망사업자간 가격정산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소비자를 위해서는 투명한 접속료 산정이 제시돼야 할 것이다. 싼 가격에 좋은 콘텐츠를 보려면 어느 정도 규제의 필요성도 느낀다.

 △정태명(성균관대학교 교수)=컨버전스나 방송통신 융합은 기존 매체를 대체하는 과정이다. 내부 미디어를 바꿈으로써 유연하게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언제나 그랬듯 방송은 방송하는 사람들의 몫이고 금융은 금융분야의 사람들의 몫이다. 그 수단을 무엇으로 대체하느냐의 차이일 뿐이다. 좀더 진지하게 인내력을 갖고 이미 갖고 있던 현상들을 살펴봐야 할 것이다. 대등한 관계의 통합이라기보다 서로가 리플레이스를 통해 새로운 관계를 모색하는 방향이 돼야 할 것이다.

 <정리=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주제발표(1):t커머스 개념과 비즈니스 모델

-이현국 한국커머스넷 전무 

 산업간 연계현상이 심화되고 정보기술이 발달하면서 3500만명이라는 TV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사업으로 t커머스(t-Commerce)의 개념이 각광받고 있다. 유통과 채널(TV)·통신·금융 등 타산업과의 연계에 의한 비즈니스 모델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상호공통된 문제점이나 이슈를 해결하고자 하는 관련 기관들의 요구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서 비롯되고 있다.

 과거 라디오에서 흑백TV로 다시 컬러TV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부가사업자가 엄청나게 늘어난 사례에서 보듯 t커머스 역시 공통의 고객을 확보하고 영입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상거래시장은 모바일커머스와 인터넷쇼핑몰·홈쇼핑 등 온라인시장과 오프라인 기반의 편의점·백화점·할인점이 각각의 영역을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 등장할 양방향TV에 대비한 t커머스가 온라인 영역의 한 축을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객이 다양한 유통채널을 갖고 원하는 시간과 원하는 장소에서 쇼핑하려는 차세대 유통채널의 개념이 대두되고 있다. 결제와 제품서비스·택배유통판매는 물론 커뮤니케이션과 정보전달이라는 복합매체를 통한 상거래가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t커머스의 개념은 방송과 전자상거래의 장점을 수용한 것이다. 즉 대중적이고 사용하기 쉬우면서 감성을 자극하는 TV의 장점과 비용·가격의 절감, 시공간의 제약이 없는 e커머스의 장점을 복합적으로 이용하자는 개념인 것이다. t커머스의 구현은 기존 TV의 시청 개념을 TV사용 개념으로 바꾸는 데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구현하기위한 t커머스 비즈니스 모델은 복잡하다. 방송 송출과 수신, 공급과 수요의 연계 측면에서 배송과 인증·결제·정보 주문 등이 일괄적으로 처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기존 기술과 사업자들의 연계를 통해 해결해나갈 것으로 예측된다.

 t커머스 도입은 우선 기존 온라인 쇼핑 사용자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1년 이화여대 정보통신연구소 지식정보화전략연구센터와 인터넷멀티미디어연구센터가 공동으로 수행한 t커머스 사용자 조사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20대에서 40대에 걸친 일반인들로 온라인 쇼핑 경험자와 TV홈쇼핑 경험자들이 t커머스의 주요 대상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구매하고자 하는 상품의 종류도 생활용품(13.2%)과 서적(11.1%), 의류나 잡화(10.4%), 가전제품(10.1%), 예약 및 판매(8.1%)로 나타났다. 기존 온라인 쇼핑을 이용할 의향이 있는 응답자가 구매하고 있는 상품과 유사한 상황이다.

 유료콘텐츠 다운로드 사용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43.4%가 구매 의향이 없다고 답해 유료콘텐츠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TV를 통한 전자상거래시 결제방법은 신용카드 결제가 50.6%로 홈쇼핑 거래 추이와 비슷한 측면이었다. 즉 t커머스는 기존 인터넷 쇼핑몰이나 홈쇼핑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비슷한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측된다.

 e커머스와 무선통신산업이 초기 인프라와 단말기 보급에 힘입어 성장한 것과 마찬가지로 t커머스의 성장 여부는 디지털TV 보급에 달려 있다.

◆주제발표(2):방송통신 융합과 ITV 전망

-조은기 성공회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 

 방송통신 융합의 발생은 디지털이라는 공통의 유전자에 의해 관련사업 DNA 구조가 급격하게 변하는 일련의 진화과정에서 비롯됐다. 디지털 압축기술과 광대역 네트워크, 지능형 단말기의 발전은 디지털 융합과 이를 통한 방송통신의 융합 기반기술로 작용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고유한 생산 메커니즘과 독자적인 산업 기반을 가진 음성영상 데이터서비스는 디지털화에 따라 생산되고 가공·처리·저장·전달·소비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것이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산업 구분의 경계가 희석되고 과거 산업 내에서 제한적으로 이뤄지던 경쟁은 산업간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유무선방송과 통신영역을 포괄하는 디지털미디어그룹의 출현이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방송과 통신의 전통적인 시장은 계속 축소되고 있으며 개별사업자의 미래경쟁력은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융합영역에서의 주도권 확보 여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융합영역에서 제대로 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기존 영역의 지배권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최근 모바일사업자들의 콘텐츠사업부문으로의 진출은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 시도라기보다 기존 영역을 수구키 위한 노력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

 현재 네트워크의 융합과 서비스의 융합, 이를 통한 서비스의 융합으로 진행되는 방송통신 융합과정의 핵심은 경쟁의 도입과 그 강도의 지속적인 증가로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 융합환경에서 과거 자연독점론에 근거하던 규제원리는 더이상 유지되기 어려운 실정이며, 전면적인 시장원리 도입이 불가피하게 됐다. 방송통신 융합환경에서의 경쟁은 네트워크의 외부성과 서비스 번들링, 단말기 장악에 의한 시장선점효과가 극대화되는 특성을 보이며 이는 사업자간 통합을 통한 거대방송이나 통신사업자의 출현을 일반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서비스의 경제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절대규모의 시장(크리티컬 매스)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인 사업자간 M&A가 심화될 것이다.

 결국 방송통신 융합 가치사슬의 최정점은 콘텐츠로 귀착될 것이다. 개별적이고 독립적인 플랫폼에 가치가 집중돼 있던 상황은 플랫폼간 중첩과 경쟁으로 콘텐츠로의 가치가 집중되는 형태로 변모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송과 통신을 포함한 IT산업의 구분은 크게 콘텐츠 영역과 콘텐츠를 전달하는 네트워크의 영역으로 구분될 것이다. 앞으로 21세기 콘텐츠 개념은 다양한 네트워크와 시스템에서 제공되는 애플리케이션 개념에 가까우며 향후 콘텐츠사업자는 ASP 개념으로 빠르게 변모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정리하면 현재의 IT산업 진화 단계는 첫번째 계층인 기기산업과 두 번째 계층인 네트워크 구축이 완료된 상태며 가치사슬의 최상부에 위치하고 있는 콘텐츠 영역의 폭발적인 성장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일단 콘텐츠 영역이 전체 가치사슬의 최종 종착지가 되는 순간, 즉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소비의 단계를 거쳐 다시 콘텐츠 생산영역으로 가치가 회귀하는 시점이 되면 콘텐츠 영역은 전체 산업을 지배하게 되며 비로소 ‘콘테츠가 왕(Content is the king)’인 시대가 열리며 미디어 통신을 포함하는 전체 IT산업은 새로운 진화단계에 진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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