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사회부·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3년 동안 총 50억원이 투입되는 통합플랫폼개발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이네트 컨소시엄을 선정하자 업계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지금까지 게임 개발경험이 전혀 없었던 이네트 컨소시엄이 무슨 근거로 선정됐는가에 대한 의혹도 커지고 있다.
게임업계는 이번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게임개발원이 주변의 의혹을 살 만한 행동을 많이 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개발원은 당초 이네트 컨소시엄과 위자드소프트 컨소시엄을 대상으로 우선협상자를 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함량미달이라는 이유로 사업계획을 다시 만들도록 하고 5월 9일 2차 프레젠테이션을 실시했다. 그리고 개발원은 두번째 심사결과를 다음날 통보해주기로 했지만 특별한 설명도 없이 20여일이 지난 후에야 양쪽 모두를 ‘부적격’하다고 통보했다. 이 와중에 심사결과 발표 5일 전에 재입찰 공고가 나가는 해프닝이 연출되기도 했다.
문제는 재입찰 공고 이후 이네트가 온라인게임 개발업체 KRG소프트를 인수함으로써 이네트가 심사요건을 갖추기 위해 개발원이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 사정이 이쯤 되자 개발원에 대한 게임업체들의 불신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개발원 측은 “이번 사업자 선정은 심사위원들이 사업자명도 모른 상태에서 심사를 했으며 개발원은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절차가 매끄럽지 못했다는 것은 인정할 수 있어도 심사 투명성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말하고 있다.
물론 개발원의 주장대로 심사가 투명하게 이뤄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개발원이 통합플랫폼이라는 차세대 핵심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여러가지 면에서 의혹을 살 만한 행동을 함으로써 게임업체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은 문제다.
더구나 개발원이 게임업체에 군림한다는 비난이 여기저기서 흘러나오는 상황에서 터진 이번 사건은 게임산업 발전을 도모해야 할 개발원의 입장에서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게임업계의 신뢰를 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기 위한 개발원의 피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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