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개발자로 변신한 프로게이머 3인방

  김대기,변성철,김동수.

 스타크래프트를 좋아하는 올드 팬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금방 얼굴이 떠오르는 프로게이머 3인방이 자신이 개발한 게임을 통해 승부하는 게임 개발자로 전격 변신했다.

 강력한 질템러시의 대명사로 알려져 온 ‘가림토’ 김동수(22)는 ‘대물낚시광’으로 유명한 타프시스템에서 게임 기획자로 거듭났다. 또 막강한 저그 유저로 활약하던 변성철(23)은 드림메이트의 프로그래머로, ‘엽기테란’ 김대기(23)는 온라인게임 전문업체 조이온의 게임 기획자로 탈바꿈했다.

 이들이 맡은 역할은 프로게이머로 활동하면서 터득한 게임에 대한 노하우를 게임에 접목시키는 것. 게임회사의 입장이 아니라 게임 유저의 시각에서 게임의 방향을 정하고 필요한 내용을 삽입해 유저들의 기호에 맞는 게임을 만드는 일이다.

 이를 위해 김동수는 지난해 말부터 게임기획 전문가로서의 수업에 돌입, 그의 노하우를 게임에 반영할 준비를 차근차근 해 나가고 있다.

 변성철은 이미 간단한 모바일게임이기는 하지만 게임학과 졸업반으로서 그동안 배운 실력을 동원해 자신이 직접 참여한 작품 ‘프린스’를 내놓았고 김대기도 현재 서비스가 진행중인 온라인게임 ‘거상’에 새롭게 이뤄지는 패치 내용과 방향을 직접 기획해 적용하는 중책을 맡았다.

 이들의 게임 개발자 역할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도 대단하다.

 특히 최근 첫 작품을 발표하면서 한껏 고무된 변성철은 “개발 과정에 참여하면서 게임에 관한 또다른 부분을 하나씩 알아가는 것이 재미있고 적성에 맞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자칭 ‘게임 엔터테이너’로 항상 자신감에 넘쳐 있는 김대기는 “내가 기획한 패치와 퀘스트 등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을 지켜보면 뿌듯하다”며 마냥 즐거워한다. 그는 “온라인게임 일색인 국내 게임시장에서 수준 높은 패키지 게임을 개발하는 것이 꿈”이라며 향후 계획까지 밝힌다.

 그렇지만 이들은 어디까지나 게임으로 먹고 살던 프로게이머 출신. 아직도 선수 생활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당장은 여건상 프로게이머로 복귀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게임 해설자로서의 활동은 계속했으면 하는 바람을 피력했다.

 특히 김동수와 변성철은 언제든지 여건만 좋아지면 프로게이머로 복귀, 현재 하고 있는 게임개발과 선수생활을 함께 하겠다는 욕심도 부려본다.

 “지난 2001년에는 iTV에서 일주일에 3번이나 나가 해설을 하면서도 스타리그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어요. 지금은 새로운 일에 적응하느라 어렵지만 언제고 예전처럼 두 가지 일을 모두 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에 대비해 나름대로 연습은 계속하고 있어요.”(김동수)

 “현재 개발중인 3D 온라인 캐주얼게임 개발에도 조만간 본격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라 앞으로 엄청 바빠질 것 같아요. 그래도 여유가 생기면 세계 대회에 다시 참가하고 싶어요.”(변성철)

 “선수로서는 어렵겠지만 게임방송은 계속할 거예요. 물론 게임기획과 마케팅 공부도 게을리해서는 안되겠죠.”(김대기)

 한때 스타리그를 호령하던 프로게이머에서 이제는 무대 뒤에서 묵묵히 좋은 게임을 만들어내는 개발자로 변신한 이들 3인방. 특히 게임에 관한 한 어느 누구보다도 욕심이 많은 이들이 어떻게 자신들의 꿈을 차곡차곡 이뤄나갈지 기대된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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