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 투데이]美 국방부, `최후의 일기장` 만든다

미 국방부가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을 들여다보고 기록하는 최후의 일기장 ‘라이프로그(LifeLog)’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 다이어리는 이용자가 이동하고 보고 듣고 읽고 말하고 만지는 모든 것들을 멀티미디어 디지털 방식으로 기록하는 기기다.

 이른바 ‘라이프로그’로 불리는 이 기기의 연구개발사업은 인터넷 개발을 지원했었고 차세대 대테러 도구를 개발 중인 국방부 산하 미 첨단국방연구소(DARPA)에 의해 현재 공개 입찰에 부쳐진 상태다.

 이 기관은 라이프로그를 대테러 시스템이 아닌 오히려 이용자가 착용하는 카메라와 마이크, 감지기 등을 통해 ‘한 사람의 세상살이’를 완전하게 포착하는 수단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미 국방부 관련 문서에 따르면 라이프로그 개발사업의 목표는 인간의 행동과 습관 등을 분석하는 획기적인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이다.

 기밀로 분류되지 않은 이 사업에 따라 개발될 기기들은 민간부문과 정부기관 모두에 제공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제품은 벌써부터 개인의 사생활 침해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반론도 만만치 않다.

 DARPA 잰 워커는 이에 대해 라이프로그는 자진해서 자신의 행동을 기록하려는 경우에만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DARPA 관계자들은 라이프로그가 군 사령관의 기억력을 도와줄 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학습방식을 기록해 그 방식에 따라 이용자의 군사훈련 효과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라이프로그 관련 기술연구는 민간부문에도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다. 우선 토론토대학 스티브 만 교수는 지난 30년 동안 착용 카메라 겸 컴퓨터 개발에 매진해 왔다. 그가 개발한 기기는 정교한 금속 헤드기어에서부터 특수 안경을 거쳐 휴대폰 크기의 벨트 부착 기기로 발전했다. 그는 현재 한국의 삼성과 이들 기기의 상용화 기술을 연구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소속 컴퓨터산업 미래학자 고든 벨은 자신에게 온 우편물이나 신문 등을 스캔하고 전화나 웹사이트, 비디오나 음성을 통한 거래를 ‘마이라이프비츠(MyLifeBits)’라는 컴퓨터 파일에 기록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자사 제품에 이러한 착용 기능을 포함시킬지도 모른다.

 만 교수나 벨이나 DARPA의 라이프로그 사업 입찰에 참가할 뜻은 없다. 벨은 DARPA가 라이프로그 데이터 분석을 위해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인 인공지능까지 활용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DARPA는 올 여름부터 라이프로그 개발 계약 4건을 입찰을 통해 체결할 예정이다.

 <제이안기자 jayahn@ibiz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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