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중복에 예산 낭비 `눈총`
ebXML 솔루션용 테스트베드가 3개의 정부 산하기관에서 동시에 개발되고 있어 관련업계의 혼선가중과 함께 업무중복 및 예산낭비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10일 관련기관 및 업계에 따르면 현재 ebXML 솔루션 테스트베드를 개발중인 곳은 산업자원부 산하 기술표준원을 비롯, 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전산원과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 등 세 곳이다. 기표원은 지난해말 한국전자거래진흥원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 테스트베드 개발에 나섰다. 한국전산원과 TTA는 지난 2001년 각각 민간기업인 K사와 E사를 통해 테스트베드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는 자칫 국내 업체들의 개발방향 설정에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최근 관련 솔루션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는 국내 ebXML 시장을 외국 업체에 내줄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또 예산낭비 차원을 넘어 국산 테스트베드에 대한 신뢰성을 떨어뜨려 국내 업체들이 외국에서 인증절차를 밟아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도 예상된다.
외국의 경우 예산중복을 피하고 ebXML 솔루션 인증의 권위를 위해 국가별로 1개 기관씩만 테스트베드 개발에 나서고 있다. 실제 미국과 일본은 각각 상무부 산하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와 경제산업성 산하단체인 일본전자상거래추진협의회(ECOM)가 정부와 민간 지원을 함께 받아 표준 관련 테스트베드를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테스트베드 개발에 참여하고 있는 한 대학교수는 “(서로 비슷한) ebXML용 테스트베드를 국가예산으로 3개씩이나 개발하는 것은 국제적인 망신거리”라며 “정부가 이른 시일 내에 국가표준 테스트베드 개발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전산원은 전자거래 기술 부분을 다루는 과정에서 테스트베드 개발에 나섰고 TTA는 솔루션 인증업무의 일환으로 시작했다”며 “두 테스트베드를 인증업무에 함께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TTA 측 관계자도 “두 기관의 시제품 모두 나름대로의 특징을 갖고 있어 보다 정확한 검증을 위해 당분간 둘 다 사용하다 완성도가 높은 하나만 선택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반면 기술표준원 측은 “민관 표준 테스트베드를 개발한다는 계획아래 관련 개발노하우가 많은 한국전산원 개발팀에 대해 KORBIT 프로젝트 참여를 요청했지만 (한국전산원 측이) 소속부처가 다르고 개발이 이미 완료단계에 있다는 이유 등으로 컨소시엄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