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전화 떠오른다](6.끝)활성화조건과 전망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통로가 올(ALL) IP화하고 있는 네트워크로 모아짐에 따라 IP전화가 새로운 시장으로 부각되고 있다. 시스코·어바이어·스리콤·알카텔 등 네트워크 장비업체는 물론 삼성전자·노키아 등 휴대폰업체, 인텔·마이크로소프트 등 PC계열 업체 등이 이같은 IP전화시장의 가능성을 인식, 이 분야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사용자의 인식이 문제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유강열 차장은 “현재는 대부분이 기업고객이긴 하지만 점차 일반고객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통화품질에 대한 기존의 부정적인 인식을 털고 다양한 이점들에 대한 마인드 확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초기 주력고객인 기업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투자와 이에 따른 효율성을 분석한 보다 면밀한 ROI(Return Of Investment)를 바탕으로 한 참조사례의 발굴이 선행돼야 한다.

 표준화 문제도 걸려있다. 대부분의 벤더가 표준화에 관심을 기울이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장비간 호환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한국쓰리콤 최호원 사장은 “시스코 장비에 스리콤 전화를 활용하려 할 경우 현재로선 호환성이 부족해 원활하게 활용할 수 없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통신인프라를 독점하고 있는 KT와 같은 통신사업자의 움직임도 변수다. 보다컴의 이계원 사장은 “기존 유선통신사업자의 경우 현재의 통신인프라를 기반으로 더 많은 수익을 내고 싶어하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새로운 투자사업에 매달릴 이유가 없다”며 “데이콤·하나로통신 등 후발통신사업자와는 달리 국내 최대 유선통신 인프라 사업자인 KT가 적극적이지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법·제도적인 여건도 뒷받침돼 있지 않다. 유무선 통합시대의 새로운 시장인 만큼 법·제도의 정비도 해결해야 할 사항이다. 하지만 아직 정부는 IP전화의 역무(기간통신) 확정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따라 번호부여 같은 부차적인 문제 역시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아직은 IP전화에 뛰어들고 있는 업체들이 엔터프라이즈 부문에 집중하고는 있지만 일반 부문까지 끌어안기 위해서는 법·제도의 개선이 불가피하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P시대의 도래와 함께 IP전화 시장의 가능성에 의문부호를 다는 사람은 드물다. 통화품질과 안정성이 대폭 개선된 데다 기존 전화에 비해 보안이 우수하다는 점, 비용절감, 관리의 편의성 등에 대한 이점이 기업 담당자들을 중심으로 크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문자서비스·고객관계관리(CRM)·영상서비스 등과 같은 다양한 부가서비스의 기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같은 점을 들어 아예 국가전략사업으로 IP전화 관련산업의 육성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 김중원 상무는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 어느 나라보다 네트워크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어 이러한 환경을 기반으로 IP전화업계와 손잡을 경우 세계에서 가장 앞선 IP전화 인프라를 만들 수 있다”며 “교환기 기술을 기반으로 한 네트워크 인프라, 휴대폰 단말기 기술, 멀티미디어 솔루션 등을 접목해 새로운 IP전화 부가서비스를 개발, 국가산업으로 육성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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