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망대]핫스폿 사업

 최근 미국에서 (스타벅스) 커피숍을 찾으면 사람들이 노트북컴퓨터와 개인정보단말기(PDA) 등으로 각종 자료를 주고받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길 건너편에 있는 공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역시 근처에 있는 직장인은 물론 동네 주민들까지 넓은 잔디밭에 모여 앉아 초고속인터넷 검색과 멀티게임을 하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띈다.

 이는 모두 와이파이(WiFi) 또는 ‘핫스폿(hot spot)’이라고 부르는 무선인터넷 시설이 보급되면서 생겨난 변화다.

 국제 전기전자공학회(IEEE)가 정한 무선 네트워크 규격 ‘802.11b’를 따르는 WiFi는 기존 통신 네트워크에 간단한 데이터 송수신 장치(액세스포인트와 네트워킹카드 등)만 갖추면 24시간 동안 무선으로 초고속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에서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곳을 특별히 핫스폿이라고 부른다.

 최근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지에서는 공항과 호텔, 커피숍, 서점, 심지어 맥주 체인점들까지 인터넷이 생활의 일부분이 된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 핫스폿 건설에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지역 경제를 살려야 하는 지방정부들이 초고속인터넷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IDC 케이스 와라스 애널리스트는 “지방정부가 무선 네트워크를 완비하는 것은 수도와 전기, 가스 등 공공서비스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시장조사회사 포워드컨셉츠(http://www.fwdconcepts.com)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미국 전역에 구축될 핫스폿은 무려 4만6000여개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최근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는 IT업체들에 새로운 매출확대의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핫스폿 관련 사업은 외형적인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모델이 취약해 실제로 큰 수익을 내는 업체는 소수에 그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이들 중 현재 가장 큰 혜택을 보는 업종은 관련 장비를 공급하거나 시스템 구축 등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특히 웨이포트(http://www.wayport.com)는 스타벅스 커피숍 체인 외에 500여개 호텔과 12개 공항에 핫스폿을 구축하는 등 무선인터넷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또 소호와이어리스(http://www.sohowireless.com)와 클라우드네트워크(http://www.cloudnetworks.com) 등도 각각 공공 및 기업용 무선 네트워크 분야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다.

 또 칩세트분야에서는 아데로커뮤니케이션스(http://www.atheros.com), 인터실(http://www.intersil.com), 브로드컴(http://www.broadcom.com) 등 3개 업체가 최근 불황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전년 대비 50% 이상씩 늘어나는 등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에 비해 스타벅스(http://www.starbucks.com)는 지난해부터 핫스폿 사업을 본격화해 현재 미국에서 가장 많은 500여개 커피숍에서 핫스폿 서비스를 제공 중이지만 아직 이 부문에서는 상당한 폭의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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