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NEC 서버사업 제휴 "태풍의 눈"

 삼성전자와 일본 NEC사와 서버사업의 제휴는 ‘삼성 서버사업의 본격 확대’와 ‘삼성을 등에 업고 국내시장에 본격 진출하는 NEC의 행보’ 두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특히 NEC는 과거 삼성SDI(옛 삼성전관)와 PC 및 워크스테이션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한국내에서 사업을 벌이면서 초기 기업용시장을 주도한 전력도 있다.

 미국계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서버시장에서 10여년 만에 국내 최대 기업을 파트너로 다시 한국시장 공략을 노리고 있는 NEC와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PC시장에서의 영향력을 서버시장으로까지 확대하려는 삼성전자 양사의 ‘윈윈’ 전략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제휴배경=양사의 제휴 체결시점이 국내시장에서 대형 슈퍼컴퓨터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서버 기술흐름에서 64비트 아키텍처가 신흥세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해야 한다. 두 가지 시장 이슈는 양사 모두에 새로운 기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즉 벡터형 슈퍼컴퓨터의 대가인 NEC 입장에서는 국내 대형 슈퍼컴 프로젝트에서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와 파트너관계를 맺음으로써 영향력과 협상력을 높일 수 있다. 또 서버사업에서 ‘보다 큰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삼성전자는 NEC와의 제휴를 통해 서버사업을 슈퍼컴퓨터 영역까지 확대할 새로운 전기를 맞을 수 있게 됐다.

 아이테니엄 역시 마찬가지다. 유닉스 서버사업 분야에서 미국계 기업에 눌려 있는 양사 모두 시장이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아이테니엄 서버 분야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윈윈’전략=우선 삼성전자는 두 가지 목표를 실현해야 한다. 하나는 매출증대를 위해 필수적인 수출을 확대하는 것과 엔터프라이즈 서버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지만 지난해부터 선마이크로시스템스에 워크스테이션급과 어플라이언스 서버를 수출하고 있다. 또 3년여 전부터 회장 직속으로 인텔전담조직을 가동, 인텔아키텍처(IA)서버 수출도 꾸준하다. 세간에 알려진 대로 오는 2007년 최소 1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부서로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OEM 수출을 크게 확대해야만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두번째는 삼성전자가 16웨이 이상의 아이테니엄 서버를 NEC로부터 OEM 공급받아 엔터프라이즈 시장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이해관계는 NEC에도 맞아떨어진다. 현재 NEC의 시스템(XX5)이 사용되고 있는 기상청은 올 하반기 슈퍼컴퓨터 2호기 도입을 앞두고 있다. 양사 관계자들이 MOU 체결 이후 제일 먼저 기상청을 공동방문, “슈퍼컴퓨터 프로젝트에서 협력관계를 맺고 대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은 NEC가 삼성전자와 협력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또 다른 대목은 NEC가 미국계 기업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서버시장에 본격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하게 됐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 일반 서버시장에서 영향력이 없는 NEC는 삼성전자와 공조를 통해 국내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풀어야 할 과제=업계에서는 양사의 협력이 실제 시장 지배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서버공급 이후 서비스에 대한 책임여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엔터프라이즈 시장의 경우 서버가 단순 공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OEM 계약에 따른 사후 처리가 어떤 수준으로 공조되느냐가 ‘윈윈’ 게임을 결정짓는 최대 변수가 될 것이라는 견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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