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CC `미디어 소유제한 완화` 의미

FCC가 2일 오전 10시(한국시각 3일 오전 1시) 전세계 신문방송사간 인수·합병(M&A)은 물론 인터넷까지 아우르는 거대한 복합 미디어 기업 출현의 서곡을 울렸다. 세계 미디어 시장이 융합·통폐합은 물론 관련업체들의 무한경쟁시대 돌입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다.

 ◇FCC 결정의 배경=최근의 급변하는 복합적 뉴미디어 환경을 반영해야 한다는 논리가 ‘언론의 독점폐해 우려론’을 가까스로 비껴갔다. 기존 법은 케이블TV가 막 보급되기 시작하던 1941년부터 생겨난 것으로 언론 독점방지를 위한 신문·방송 교차소유 금지, 시청자수 상한선 35% 등의 규정이 담겨있다.

 법개정 진영은 “이 규정들이 ABC, NBC, CBS 등 이른바 3대 지상파TV와 극소수의 독립, 또는 공영TV방송만 볼 수 있던 시대의 구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미국 TV시청자의 약 83%(8900만가구)가 수십∼100여 케이블 및 위성방송 채널로 TV를 시청하는 시대에 미디어 소유를 제한한 지상파방송이 케이블 및 위성TV 등에 밀려나게 됐다는 논리도 가세했다. 지난 96년 제정된 ‘통신법’에서 FCC가 2년마다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감안해 비효율적인 규제들을 개정, 또는 철폐토록 규정한 것도 작용했다.

 ◇다양한 융합 미디어 등장 길터=이번에 통과된 주요 내용을 보면 우선 한 TV 방송사의 방송 권역 한도를 미국 전체 TV시청 가구의 35%에서 45%까지 높였다. 또 특정 미디어 시장에서 한 기업이 신문과 방송을 동시에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 도시지역에서 한 지역내에 두개 이상의 TV방송국을 소유할 수도 있게 됐다. 뉴욕과 LA 등 최소한 18개 이상의 방송국이 있는 대도시에서는 한 기업이 3개의 TV 방송국까지 소유할 수 있게 됐다. 이번 ‘미디어 개혁(안)’은 상·하원의 승인 과정을 남겨놓고 있지만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영향과 과제=미디어 소유제한이 완화되면서 신문 방송사간 합종연횡을 통한 거대 복합 미디어 기업이 출현, 여론의 형성부터 유통까지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 전망이다. 당장 신문-방송간 교차소유 금지의 완화로 미국 전역에서 인수합병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CBS와 UPN방송을 각각 소유한 뉴스코퍼레이션과 비아콤은 35% 이상의 시청가구수를 확보, 가장 먼저 이 법의 혜택을 보게 됐다. 미 여성기구(NOW)와 총기협회(NRA) 등 시민단체와 종교 및 민권단체들은 미디어 개혁(안) 통과에 대해 “미디어간 감시·견제기능 수행은 물론 이견 제시를 막는 만큼 위험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FCC 위원인 마이클 콥스도 “새 규정이 ‘새 미디어 엘리트들’에게 뉴스와 오락을 통제할 힘을 부여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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