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경제지표들이 최악의 경제상황을 경고하고 있다.
중소제조업의 체감경기와 산업단지 공장가동률은 최저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올해 경제성장률이 3%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에도 경기는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서글픈 관측이다.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최근 1500개 중소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월중 중소기업경기전망조사’에 따르면 6월중 중소제조업 체감경기는 지난해 4월 조사 이래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중소제조업 업황전망 건강도지수(SBHI)는 85.1로 나타나 작년 11월 이후 8개월 연속 기준치(100.0) 미만을 기록했으며, 지난 3월 이후 지속적인 하강세를 나타냈다. 이는 최근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가 회복되지 않는 등 내수의 급격한 위축과 설비투자 부진, 사스 및 북핵문제 등 대내외 경제불안 요인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변동 항목별 SBHI를 보면, 생산(86.9), 내수(82.7), 수출(83.5), 경상이익(78.9), 자금조달사정(82.5) 등 거의 모든 항목에서 전월에 비해 하락했다. 제품재고수준은 109.7로 올해들어 지속적인 상승세를 나타내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감소로 인한 누적재고량 증가로 재고과잉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5월중 중소제조업 업황실적 SBHI도 소비급랭과 사스 및 물류대란 여파 등으로 전 업종에서 기준치(100.0) 미만을 기록하는 등 부진을 보여 당초 전망치(88.0)보다 크게 하락한 74.1로 나타나 경기부진이 지속됐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의 ‘2003년 4월 국가산업단지 현황자료’에 따르면 4월 공장 가동률도 84.3%로 전년 동월대비 0.3% 포인트, 전월대비 0.9% 포인트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계절적 요인과 함께 내수소비 위축으로 전체 생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화학·전기전자·기계·운송장비 등 국가산업단지 주요 업종의 생산이 전월보다 감소한 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4월중 생산도 17조4214억원을 기록, 전년 동월대비 9.0% 증가했으나 전달에 비해서는 4.3% 감소했다. 이라크 조기종전에도 불구하고 사스 확산, 북핵문제 등 새로운 위기요인으로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내수부진과 국내경기의 불확실성 등의 요인이 업종 전반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 30일 전경련 주최로 열린 ‘2003년 하반기 경제전망’ 세미나에서는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3.7%로 하락한 데 이어 2분기도 주요 교역 상대국들의 사스 피해로 수출이 직격탄을 맞아 경제성장이 크게 저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특히 하반기 성장률이 3%로 둔화돼 잠재성장률(5.2%)을 크게 하회하는 것은 물론 올 경상수지 흑자도 지난해에 비해 59억달러 줄어든 23억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경제연구소 정문건 전무는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북핵문제에 대한 한미공조 강화, 부실기업 및 부실카드채 정리 등 금융시장기능의 정상화, 경제정책 수립의 일관성과 리더십 복원 등을 통해 경제 불확실성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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