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디지털 김승욱 사장
국내에서 창작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때 오디오 부분에 대한 열성 마니아들의 주문이 많아졌다.
인터넷 제작사이트 등에 올리는 마니아의 의견 개진도 거의 전문가 수준이다.
그러다보니 애니메이션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이끄는 주제곡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 됐고 주제곡을 당대의 인기가수가 부르는 경우도 이제는 흔해졌다.
KBS에서 월요일에 방영되는 ‘원피스’의 주제가는 코요태가, SBS에서 방영 예정인 ‘포트리스’의 주제가는 쿨이 부른다. 또 올봄에 방영됐던 ‘올림포스 가디언’의 god, MBC에서 방영된 ‘영혼기병 라젠카’의 신해철 등 많은 가수들이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부른 바 있다. 일본에서 활동중인 보아도 애니메이션 주제곡을 준비중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어쨌든 지금은 보편화된 애니메이션 주제곡과 인기가수의 만남.
이는 내가 애니메이션 창작활동을 하던 80년 중후반만 하더라도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물론 마성원과 그 악단, 김국환씨 등 나름대로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지명도가 있는 분들은 있었지만 당대의 인기가수들이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부르는 일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J에게’로 한반도를 떠들썩하게 했던 가수 이선희씨가 KBS에서 방영됐던 ‘달려라 하니’의 주제곡를 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난 있잖아∼ 엄마가 세상에서∼ / 오른발 깽깽, 왼발 깽깽…’으로 반복되던 주제곡은 지금 들으면 가사나 곡에서 약간의 실소를 짓게 되지만 그때는 꽤 신선한 충격이었다.
인기가수가 불러서인지 TV 방영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면 주제곡을 흥얼대는 아이들을 보면서 애니메이션 일에 얼마나 많은 긍지를 갖게 되었는지 모른다.
그 당시만 해도 녹음·편집 등 포스트 부분은 방송국에서 전담하던 때라 어떤 이유에서 이선희씨가 주제곡을 불렀는지 알 수 없지만, 인기가수가 주제가를 불렀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뿐만 아니라 제작 일선에 있었던 모든 스태프는 고무됐었다.
지금도 나는 많은 이들에게 그때의 이야기를 해주며 많은 자부심을 느낀다. 또 가끔 재방영되는 ‘달려라 하니’를 보면서 그때의 희열을 되새기는 나의 마음을 후배 제작자분들은 알까.
언젠가는 애니메이션 주제곡이 국내 인기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 1등을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기다려진다.
hook1963@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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