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의 농촌은 해가 갈수록 노동인력들의 고령화가 계속돼 농사짓기가 무척 어려운 편이다. 기계가 많이 보급되긴 했지만 아직도 농사의 많은 부분이 손을 써야 하는 작업이 많기 때문에 연세가 많으신 노인들은 힘들기가 여전하다. 하지만 이렇게 부족한 일손도 문제겠지만 더 시급한 것은 무수한 농촌 안전사고의 위험성을 줄이는 일일 것이다.
한번은 부모님의 일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논에서 모내기를 하고 있었는데, 옆 논에서 일하시던 한 할아버지께서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설치한 양수기 콘센트에 젖은 장갑을 낀 채로 코드를 꽂다가 그만 전기에 감전되고 말았다. 다행히 옆에 있던 아들이 나무로 전선을 내리쳐 큰 사고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이러한 사고들이 농촌에서는 무수히 발생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농촌의 특성상 양수기 등의 기계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거리를 문어발식으로 전선을 이어 사용할 수밖에 없는 곳이 많다. 하지만 농촌 어느 곳에 가보든지 이러한 안전사고에 대비한 시설 등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낄 것이다. 전선의 길이가 길어지면서 감전위험은 물론 사고의 위험까지 점증하는 현실이다.
이러한 농촌의 현실을 감안할 때 전기 콘센트 함을 각 논에 하나씩 설치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무작정 놓는 것보다는 양수기를 활용하는 장소나 다목적 이용성이 높은 장소를 선택해 설치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가정의 콘센트를 이용하듯 각종 농기계를 활용하도록 했으면 한다. 또한 농촌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전기에 대한 잘못된 고정관념이나 사고에 대한 안전불감증을 없애기 위한 여러가지 교양 프로그램이나 캠페인 등을 이용하여 자율적 안전사고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세계는 농산물에서 공산품에 이르기까지 여러가지 비관세 장벽을 철폐하기 위한 압력을 가함으로써 수입개방을 유도하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차원에서 농작물의 과학화나 기계의 현대화 등을 이룩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산업의 고유자산인 안전자원을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예로부터 민족의 터전이요 우리의 정신적 고향인 농촌을 외로이 지키는 내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농민들, 그리고 그들이 흘린 땀방울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면 그분들의 안전을 소홀히 해서는 안될 것이다.
최원상 전북 김제시 공덕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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