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DSL시장 `삼성 돌풍` 불까

 삼성전자의 국내 VDSL시장 진출이 확정되면서 이에 대한 파급효과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대부분 삼성전자가 과거 ADSL시장에서 보여준 막강한 파괴력을 들어 또 한번의 지각변동을 점치면서도 일각에서는 과거와는 달라진 시장상황을 이유로 기존 중소 VDSL업체와 대등한 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VDSL사업=올해 초부터 VDSL시장 진출 움직임을 가시화했던 삼성전자는 중소업체의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지난주 정통부에서 열린 VDSL간담회를 통해 내수사업 강행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이달 말로 예정된 KT 50Mbps VDSL 장비성능평가(BMT)를 통해 국내 VDSL시장에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네트워크사업부 오세영 상무의 지휘 아래 집선장비(DSLAM)는 자체개발하고 가입자 모뎀은 라이온텍 등 협력사로부터 공급받는 형태로 VDSL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KT BMT에는 이카노스의 DMT 칩세트를 장착한 장비를 제안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경우에 따라서는 DMT와 QAM 두가지 솔루션을 함께 제안할 가능성도 적지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장판도 변화 불가피=지난 2001년 삼성전자는 ADSL시장에서 막강한 부품 구매력을 기반으로 확보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ADSL시장을 단숨에 정복했으며 지난해에는 대만 중화텔레콤 ADSL입찰에서 ADSL입찰 사상 최저가로 기록된 회선당 84달러를 제시, 프랑스 알카텔을 제치고 1200억원대의 공급권을 따낸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업계 전문가들은 VDSL시장에서도 삼성전자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공략에 나선다면 중소업체들이 이에 대적하기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방적인 우세는 없다=이러한 관측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와 맞대결을 벌일 중소 VDSL업체들은 과거 ADSL시장처럼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우세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KT가 요구하는 장비성능을 기존 업체들이 만족시키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내세울 수 있는 무기는 가격 경쟁력인데 VDSL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가격이 급속히 떨어진 만큼 아무리 삼성전자라도 가격으로 승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다.

 또한 업계 전반에 팽배해있는 반대 여론도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주 열린 간담회에서 비록 내수사업 포기의사는 밝히지 않았지만 중소업계와의 ‘윈윈’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힌 이상 중소업체를 고사시키는 방식의 사업전개는 어렵지 않겠냐는 지적이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