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권 ebXML 상호연동성 인증권 日로 넘어갈 공산

 정부 산하 기관간의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시아권 ebXML 기반 솔루션의 상호연동성 인증권이 일본에 넘어갈 공산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ebXML업체들이 상호연동성 인증을 받기 위해 일본에 막대한 수수료를 지불하고 까다로운 국제공인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7일 정부기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전자상거래추진협의회(ECOM)는 오는 7월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ebXML아시아위원회 산하 상호연동성테스트그룹(ITG)에서 독자개발한 상호연동성 테스트베드를 포함, 일본에 ebXML 테스트센터 구축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호연동성 테스트베드는 ebXML 기반 솔루션이 각국의 기업간 전자상거래에 있어 데이터 전송 등 연동환경을 테스트하는 도구이다. 미주지역의 경우 인증사업자인 미국의 민간기업 드루몬드그룹이 인증비용으로 건당 6000만∼8000만원 가량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산업자원부와 정보통신부 산하 기관간 업무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우려를 낳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다. 산자부 산하의 기술표준원과 한국전자거래진흥원은 일본에서 상호연동성 테스트베드가 개발되고 있는 것을 파악하고 지난해 말 민간업체를 참여시킨 컨소시엄(KORBIT)을 결성, 테스트베드 개발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산자부는 이미 지난해 상반기부터 관련 테스트베드를 개발하고 있는 정통부 산하 한국전산원을 이 개발사업에 참여시킬 방침이었지만 한국전산원측이 소속부처가 다르다는 이유 등으로 컨소시엄 참여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양측의 입장=그러나 KORBIT을 주도해온 기술표준원은 한국전산원과의 공조는 계속 모색하겠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의 국가표준기술연구소(NIST)와 공동개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기술표준원의 관계자는 “한국전산원에 KORBIT 참여를 요청했으나 이렇다할 반응이 없다”며 “마냥 기다릴 수가 없어 이미 테스트베드 개발에 나섰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전산원의 관계자는 “지난 2000년부터 테스트베드 개발에 들어가 이미 완료단계에 있는데 산자부측에서 그동안의 개발성과는 인정하지 않은 채 관련 소스코드 공여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산자부측의 역할은 한국전산원이 개발한 테스트베드가 ebXML 아시아위원회에 표준도구로 선정되도록 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향후 전망=우리나라가 ebXML 솔루션 상호연동성 인증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양 부처 산하기관간 조속한 공조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기술표준원의 경우 한국전산원과의 공조관계 모색은 물론 미국 NIST와의 협력관계를 통해 보다 완성도 높은 테스트베드 개발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이 이미 ebXML 솔루션 상호연동성 인증을 위해 상당히 진척된 연구를 바탕으로 테스트베드를 개발중인 상황에서 “KORBIT이 기존 개발성과를 염두에 두지 않은채 독자 개발에 나서는 것은 결과적으로 국제 경쟁력 저하를 가져올 수 있다”며 “기관간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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