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도입비용만으로도 당시 우리 회사의 한 해 이익과 버금가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이같은 결정에 대해 회사 내부적으로 이견이 많았다. 그러나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갖추기 위해서는 꼭 필요했고, 어차피 오프라인의 창고·차량과 같은 자산이 없는 상황에서 시장경쟁력을 IT와 기술로써 커버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투자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해도 제대로 된 결정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2002년부터는 새로운 산업으로의 고객군 확대전략을 펼쳐 나갔다. 기존 식품·생활용품·제약산업쪽의 물류대행은 국내 1위를 자부하고 있었으나 여기에 안주할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고객군 확장에 전력을 기울였다.
그 중 첫번째 목표가 케미컬산업이었다. 이제까지 CJ GLS는 소량 다빈도 제품의 물류대행이라는 이미지를 강하게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산업으로의 확장은 고객산업군 전반에 대한 물류대행 역량을 평가받는 중요한 작업이었다.
또 산업의 특성상 원자재와 제품의 수출입이 동시에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물류를 대행하기 위해서는 국내 수배송과 창고관리뿐만 아니라 수출입 물류에 대한 능력이나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했다.
우리는 그 전년도에 바로 수출입물류의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글로벌 화물추적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였기 때문에 케미컬산업의 대형 고객사를 수주하며 성공적으로 그 산업의 물류대행에 진입할 수 있었다.
그 다음은 의류산업이었다. 의류산업은 우리가 이제껏 해왔던 인프라나 조직으로는 물류대행을 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나는 의류물류대행을 위해 별도의 조직과 인프라를 구축하게 했고 진출 첫해 10여개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렇게 해서 지난해 케미컬·의류·전자 등 고객군 확장에 성공을 거두며 CJ GLS는 소량 다빈도 물류대행에만 강하다는 이미지에서 탈피할 수 있었다. 이러한 시스템의 도입과 투자, 영업부서의 적극적인 영업활동으로 CJ GLS 3자물류사업은 2000년 100여개 고객사에 매출 1022억원, 2001년 150여 고객사에 매출 1322억원, 지난해 220여 고객사에 매출 1580억원을 올리는 등 급속도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올해도 안정적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모든 산업군의 물류대행 노하우와 함께 경기침체와 소비위축이 확산되면서 고객기업들의 물류부문 아웃소싱이 활발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1분기에만 460억원의 매출을 확보, 전년 동기대비 32%의 신장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지난해 케미컬·의류·전자 등 고객군 확장에 성공하면서 CJ GLS는 소량 다빈도 물류대행에만 강하다는 이미지에서 탈피했다. 홍익회와 맺은 물류업무 제휴 조인식에 참석한 필자(오른쪽에서 세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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