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ATM]전천후 전자금융서비스 `첨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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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객의 현금 수요 및 기초적인 금융거래 채널인 CD/ATM이 주 5일 근무제가 도입되면서 더욱 각광받고 있다.

 국내에 설치된 CD/ATM은 2002년 7월 말 현재 6만2846대 정도로 집계되고 있다. 국민 1만명당 13.2대로 선진국에 비해서도 많은 수준이지만 주 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고객의 현금입출금 수요해결 등을 위해 은행권의 CD/ATM 설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CD/ATM은 은행권의 창구업무 비중을 30%로 축소시킨 일등공신이다. 지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은행권의 창구업무 비중은 85∼90%를 육박했지만 각 은행들이 공격적으로 무인점포를 늘리면서 핵심금융채널로 자리잡았다.

 최근 CD/ATM의 설치현황을 보면 점내보다는 점외설치 비율이 높아지고 있으며 특히 최근 원스톱 금융서비스 제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는 24시간 편의점에 설치된 기기들도 급속히 증가하는 추세다. 또 일반 점포 등에서도 소형 ATM을 설치, 기본적인 현금수요를 충족시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또 단순한 입출금기기로써가 아니라 신용정보 조회, 전자납부서비스, 전자화폐 충전, 티켓 발매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가 더해지고 있다. 이러한 기능추가를 통해 고객들이 ATM을 찾는 빈도를 높임으로써 대신 창구를 찾는 빈도는 낮추겠다는 복안이다.

 금융결제원은 지난 4월21일부터 전국 16개 은행의 CD/ATM(약 3만5000대)을 통해 지로대금 및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이에 따라 고객은 은행 업무시간에 관계없이 휴일이나 야간에도 모든 은행의 CD/ATM을 통해 지로대금과 공과금을 납부할 수 있고 특히 은행 창구가 번잡할 경우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이같은 서비스 실시로 은행은 창구에서 장표를 수납·집계해 금융결제원으로 송달하는 절차를 생략할 수 있게 되어 이 서비스가 활성화될 경우 연간 1300억원의 비용을 절감하고 창구업무 부담을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결제원은 보고 있다.

 우리은행도 올해 초 지로고지서 용지에 청구내역을 2차원 바코드로 삽입, 창구에 줄을 서서 기다릴 필요없이 ATM에서 납부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시했다. 납부자는 은행에 설치된 바코드를 인식할 수 있는 CD/ATM에서 직접 납부와 결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러한 CD/ATM을 통한 지로대금 및 공과금 납부서비스는 고객의 편의뿐만 아니라 은행의 입장에서는 공과금 납부창구를 별도로 운영할 필요가 없어 인력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청구기관 역시 고지서 인쇄와 우편 발송에 따른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어 CD/ATM의 활용도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CD/ATM의 미래가 장밋빛만은 아니다.

 2003년 3월 현재 창구·CD/ATM·텔레뱅킹·인터넷뱅킹 등 4대 금융서비스 전달채널 중 CD/ATM을 이용한 업무처리 비중은 30.1% 정도로 창구(39.2%)에 이어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림 참조

 그러나 이같은 비중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5.5%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CD/ATM의 불투명한 미래를 잘 보여준다. 전자금융채널이 금융자동화기기에서 인터넷뱅킹으로 급속히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중 CD/ATM을 이용한 업무처리 비중은 이처럼 감소한 반면 인터넷뱅킹은 6.2%포인트 증가했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준다.

 결국 이러한 데이터는 은행권이 금융자동화기를 줄이고 인터넷뱅킹을 강화해야 한다는 논리에 힘을 더해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최근 은행권의 극심한 실적 악화와 카드사들의 비상경영사태가 결국 금융권 전체 IT투자의 발목을 잡으면서 금융자동화기기시장에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일부 은행의 경우 이미 금융자동화기기 신규도입 규모를 축소하는 것을 추진중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CD/ATM업계의 생존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노틸러스효성·FKM·LG엔시스·청호컴넷 등이 은행권의 CD/ATM시장을 나눠 가졌지만 최근 경쟁적으로 공급단가를 낮추면서 시장판도에 회오리가 몰아치는 형편이다.

 또 2조원의 은행권 예산 중 3000억원 정도를 장기적으로 자동화기기 도입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은행으로써는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은행권의 CD/ATM 수주물량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봉착한 은행들은 자체 도입이 아닌 VAN사업자인 CD/ATM서비스업체와의 제휴를 통해 거래채널을 넓히는 전략을 찾고 있다. 그리고 CD/ATM서비스업체들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수익모델 확보차원에서 은행권과의 ASP 계약을 적극적으로 유도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장기적으로 자동화기기 도입은 금융기관에서 VAN업체로 주도권이 넘어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VAN사업을 펼치고 있는 곳은 한국전자금융·한네트·웹케시·노틸러스효성·KD링크·KIB네트·KIS뱅크 등으로 앞으로 이들 업체의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 한네트는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한국전자금융은 은행예금만을 취금했으나 현재는 서비스에 제한이 없다. 이들 업체의 단말기는 은행내 단말기에 비해 수수료가 높지 않고 자체 망을 이용해 24시간서비스가 가능한 강점을 갖고 있어 토요일 은행 휴업으로 서비스 이용증가가 예상된다. 또 VAN업체들은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에 비해 CD/ATM 운영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고 고객의 요구를 더욱 신속하게 충시킬 수 있는 장소 및 서비스의 운영이 가능해 CD/ATM시장에서 이들 업체의 영향력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따라서 VAN업체들간의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이고 이러한 업체들의 경쟁으로 CD/ATM의 기능향상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눈에 띄는 기술흐름은 ATM을 원격관리하는 기술이다. 요즘 설치되는 기기들은 대부분 웹 기반으로 기기를 원격관리할 수 있다. 기기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 위해 일일이 찾아다니며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할 필요없이 중앙에서 각각의 기기에 접속, 업그레이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 지하철 등 공공장소나 편의점 등에서 벗어나 슈퍼마켓과 같은 유통업체나 상가·건물내에 설치해 고객이 쇼핑과 함께 은행업무를 동시에 볼 수 있는 금융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KIB네트·KIS뱅크 등은 이러한 소위 ‘금융자동화기기 ASP’와 같은 새로운 수익모델을 앞세워 시장에 잇따라 진입하는 중이다.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비싼 금융자동화기기를 도입해 유지관리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접점채널을 늘릴 수 있어 이러한 방식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처럼 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금융사업을 개인이 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반 가게에서도 소형 ATM을 구입해 설치, 고객을 유도하거나 수수료 수입을 올리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은행 외에 보험회사·신용카드사·새마을금고·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들도 앞다퉈 CD/ATM을 도입하는 추세다.

 삼성생명은 3∼4년 전부터 자동화기기를 도입, 운영하고 있으며 교보생명은 전국 본지점에 다기능 ATM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신용카드사의 경우 삼성카드는 웹케시와 제휴해 ‘삼성카드@BANK’라는 브랜드로 자동화기기를 운영하고 있으며 LG카드는 한네트와 제휴해 ATM을 확대 설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권에서 자동화기기가 창구·인터넷·전화와 더불어 주요채널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듯이 제2금융권에서도 핵심채널로 부상하는 것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제1금융권의 CD/ATM 구축은 다소 침체되고 있지만 기존 기기의 업그레이드 수요와 밴사업자 및 제2금융권 등의 투자확대로 성장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객과 은행권의 요구를 얼마나 충족시키느냐가 CD/ATM시장의 판도를 가름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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