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ATM]은행권 도입현황

◇1만명에 13대꼴…美·日보다 ↑

 지난 4월말 현재 은행들이 전국지점에 설치한 CD/ATM기는 총 6만1805대로 이는 지난해 7월 한국은행이 조사 발표한 5만1273대에 비해 1000여대가 늘어난 것으로 최근 금감원의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번에 집계된 6만여대는 국민 1만명당 약 13대로 미국과 일본에 비해 높은 수치다.

 금융기관별 설치현황을 보면 시중은행 47%, 특수은행 28%, 지방은행 7%, 기타 금융기관 12%, 자동화기기 사업자 6% 등으로 시중은행이 가장 많이 설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치 장소별로는 70% 이상이 은행 점포내 설치된 것으로 나타나 점포외 비중이 크게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은행이 24시간 편의점에 설치한 자동화기기는 1000여대에 불과해 실제 고객들이 손쉬운 거래를 할 수 있는 접점을 마련하지 못했으며 그나마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등 일부만이 편의점에 자동화기기를 설치하는 등 은행간 불균형을 보였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금융기관의 주5일 근무제 실시와 고객의 현금입출금 수요해결 등을 위해 24시간 편의점 또는 주유소 등에 지속적으로 보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비스 종류로는 대부분의 은행들이 현금 입출금, 잔액조회 등의 예금관련 서비스와 신용카드 현금서비스 업무를 제공하고 있으며 기타 서비스로 대출, 제휴카드 서비스, 신용정보조회 등이 있다. 특히 16개 은행들은 CD/ATM기를 통해 금융상품안내를 하고 있으며 고객관계관리(CRM) 시스템과의 연계를 통해 고객별 차별화된 메뉴화면(2개 은행), 티켓예매서비스(2개 은행) 등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으로 이용실적은 현금 입출금 등 예금관련 업무를 이용한 것이 전체 건수의 85.8%, 금액기준으로 76.1%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이에 반해 현금서비스 등 신용카드업무는 건수기준 12.1%, 금액기준 18.7%로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서비스가 다양화되는 반면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현재 시중은행 중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은 서울·외환·하나·국민은행 등 4곳이며 기타 금융기관 중에는 씨티은행과 HBSC 등이 있다. 나머지 은행들은 자행거래를 기준으로 대부분 오전 7∼8시부터 오후 10∼12시까지, 타행거래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30분까지만 제공되고 있어 고객 편의를 위해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밖에 영어·일어·중국어 등 외국어 서비스는 16개 은행이 제공하고 있으며 해외발급카드에 대해 현금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15개에 불과해 외국인 대상 서비스가 아직까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동규기자 dkseo@etnews.co.kr>

◇CD/ATM 단말기 관련株 `부상`

CD/ATM 등 금융권 단말기 관련주가 증권가의 테마 종목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해 금융권이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한데 이어 삼성그룹이 사실상 주5일 근무제를 채택하면서 증권가에서도 관련 수혜종목 찾기가 한창이다.

 증권가에서는 금융자동화기기나 보안 관련업체들을 1차적인 주5일 수혜주로 분류하고 있다. 우선 은행권이 토요일에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현금 인출기 등 금융자동화 관련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기관마다 인원 보강을 최소화하면서 IT부문을 도입한다는 방침이어서 금융권 단말기 시장은 향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 증권가에서는 주5일 관련 이슈가 나오거나 긴 연휴를 앞두고 금융권 단말기주들이 주가 상승세를 나타내는 일이 많다.

 이혜린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5일 근무제는 이미 대세로 자리잡고 있으며 국가 전 부문에 걸쳐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진하고 있다”며 “증권가에서도 금융권 단말기주 등 관련 기업들이 꾸준히 반짝 테마를 형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거래소나 코스닥에 상장 및 등록된 금융권 단말기 관련주들은 청호컴넷, 한국컴퓨터, 한네트, 한틀시스템, 나이스 등이다. 이들은 금융자동화 관련 수요가 기대되는 업체다. 하지만 업체간 과당경쟁이 벌어지고 있고 업체간 시장 지위가 다르다는 점은 투자시 고려할 요소로 지적된다.

 청호컴넷은 금융자동화기기 전문업체로 지난해 3124억원의 매출에 138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금융권 주5일 근무 시행으로 수요가 많아지며 매출이 전년대비 22% 이상 늘었다. ADSL 등 통신사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금융자동화기기 수요가 실적개선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다.

 한국컴퓨터지주는 금융전문 시스템통합 및 온라인장비 공급업체다. 47%에 이르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한 가운데 금융권의 주5일 근무제에 따라 전산장비 투자가 확대되면서 성장을 하고 있다. 지난해 분사를 한 것은 일시적 실적악화 요인이 됐지만 업종 전문화를 꾀했다는 점은 긍정적 평가를 얻었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509억원과 64억원이었다.

 한네트는 한국컴퓨터에서 분사한 CD VAN 사업자다. 금융권 CD기 설치 증가와 현금서비스, 인출서비스 이용량 증가 등이 매출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 무차입 경영의 우수한 재무구조도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에는 과당경쟁 체제 극복을 위해 체육복표와 티켓 위탁 판매 등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있다.

 한틀시스템은 은행자동화기기 부품 및 무선결제기 등에 특화된 금융권 단말기 업체. 금융자동화기기 모듈 수요가 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선거용 전자개표기를 수출하는 등 증권가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 20%대의 낮은 부채비율과 꾸준한 수익창출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ATM이 더 똑똑해졌다

“CD/ATM이 입출금만 한다구요? 천만의 말씀.”

 맞벌이 부부인 김 대리는 얼마전까지 월말마다 공과금을 납부할 때 은행에서 한시간 이상을 기다리며 시간을 허비해야만 했다. 하지만 일부 은행에서 공과금 납부를 위한 ATM기를 별도로 설치하면서 대기시간이 크게 줄어들었다.

 김 대리는 또 최근 병원에 들렀다 정기검진을 받은 후 부모님에게도 정기검진권을 선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에서 사야되나’ 고민하다 병원내 키오스크를 통해 종합검진상품을 구매, 예약까지 마칠 수 있었다.

 이처럼 현금서비스만 받을 수 있던 CD/ATM기의 기능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물론 이미 지난 96년부터 한네트가 현금자동지급기에 입장권 무인발매 기능을 추가해 자동화기기를 통한 프로야구·농구·축구와 같은 스포츠, 영화, 공연 등의 입장권 예매·발매서비스를 제공해왔다. 98년부터는 롯데월드 이용권 발매과 아시아나항공권 예약 및 발권서비스도 시작되고 있다.

 하지만 ATM기 사용이 문화적인 차원에서 접근된다는 점에서 활성화돼 있지는 않았으나 최근 들어 무인자동화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데다 주5일 근무가 확산됨에 따라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에는 인적대응만으로 가능하다고 생각되었던 단순 상담업무까지 자신의 은행거래실적 및 패턴에 따라 적절히 자동안내를 받을 수 있는 정보 키오스크의 출현도 이러한 ATM서비스의 지능화에 도움을 주고있다.

 독일의 사례를 볼 때 키오스크에 대한 고객반응은 무엇보다 자신의 정보를 타인에게 노출하지 않고서도 적절한 프로세스에 따라 대출상담 및 자격조회, 자신의 상황에 적합한 금융상품의 제공까지 가능한 수준이어서 특히 소액대출 및 저소득층, 젊은 세대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수익성을 적극 고민해야 하는 국내 은행권도 이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은행권의 경우 이런 추세를 적극 반영할 경우 창구직원보다 더 빠르면서 편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최첨단의 ATM기와 적은 수이지만 최고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은행원들이 대기하고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희기자 shake@etnews.co.kr>

◇해외시장 동향

해외 은행업무 채널 트렌드는 70년대 은행지점, 80년대 ATM, 90년대 인터넷 뱅킹, 2000년대 TV뱅킹으로 발전하면서 기존 채널들은 업데이트되는 한편 더욱 편리한 채널들이 등장하고 있다.

 지점은 예전에 주로하던 창구업무 등은 자동화 채널로 이전하고 개인화된 서비스 제공으로 개개인을 상담 채널로 재설계되고 있다. ATM은 단순 입출금, 대출, 공과금 수납 등의 은행업무부터 티켓예약, 안내 서비스 등 다양한 기능뿐만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채널의 기능 업데이트로 실시간 은행정보 및 고객 자산 운영현황 등 맞춤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인터넷뱅킹을 포함한 온라인뱅킹은 온라인 전용 통장은 물론 언제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으로 e메일뱅킹, 모바일뱅킹 등 다양한 접점 채널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며 고객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채널이 고객에게 인도되고 있지만 지난해 셀런트(Celent) 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국에서 은행 거래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선택하고 있는 채널은 ATM으로 63%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비해 지점은 7%로 비중이 미미한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ATM의 60%가 5년전 설치된 구모델로 고객에게 편리하고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업그레이드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이러한 추세 맞추어 최근에는 ATM에 은행의 인터넷서버를 직접 연결한 WWW ATM이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입출금 거래와 더불어 고객자산의 운영현황, 은행이나 상품광고 제공 등 다양한 은행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은행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타깃마케팅이 가능하며 실시간 은행정보와 맞춤정보 제공으로 고객 로열티를 증가시키고 있다.

 이같은 WWW ATM은 아직 활발한 진행단계는 아니지만 매력적인 채널로 인식되고 있으며 웰스파고, BOA 등 은행뿐만 아니라 세븐일레븐의 서비스 시작으로 고객에게 더욱 편리하고 빠른 서비스 제공을 위한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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