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썰렁한 `통신 전시장`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엑스포컴 와이어리스 코리아 2003 전시회가 열린 코엑스 대서양관은 이틀째를 맞아서도 관람객의 발길이 늘어나지 않고 한산했다. 120여개 국내외 업체가 참가했던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어든 50개사만 참가해 전시공간도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화려한 부스와 도우미들을 동원한 KT·KTF·SK텔레콤·삼성전자·LG전자를 제외하고는 국제전시회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였다.

 외국인 참석자도 적어 아시아지역을 강타한 사스(SARS)의 여파로 빚어진 중국이나 동남아 정보통신전시회의 잇단 취소사태의 반사이익은 거의 없어 보였다. 주최측은 “사스의 여파로 아시아지역의 출장을 아예 피하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외국업체의 참가도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부스를 찬찬히 살펴보면 굳이 사스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와 단말기사업자인 SK텔레콤과 삼성전자의 부스에는 비동기식(WCDMA) IMT2000의 자취를 찾을 수 없다. 차세대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비전을 내놓지 못했다.

 꿈의 이동통신이라던 IMT2000 이름 아래에는 동기식인 cmda2000 1x EVDO가 자리잡았다. 그나마 SK텔레콤이 EVDO 무선인터넷을 이용, 영상과 음성(VoIP)을 전송하는 영상통화서비스를 전시했다.

 차세대 서비스에 대한 통신사업자들의 경쟁적인 투자가 실종됨에 따라 시장을 잃은 국내 중소 장비업체들의 참가도 덩달아 크게 줄었다.

 심지어 예년에 전시회에 참가했던 통신장비업체 중 올해는 문을 닫은 바람에 참가를 못한 경우도 꽤 된다는 것이 전시회 관계자의 전언이다.

 화려한 대형 사업자들의 부스도 전시회의 하이라이트지만 소형 부스에 새로 개발한 제품을 들고 수요를 찾는 중소업체들이 빠진 전시회는 맥이 빠진다. 이러다가는 정부의 정책과 통신사업자의 투자계획이 실종된 가운데 중소 장비업체와 관람객까지 실종되는 것이 아닌가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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