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가 아니라 인프라다.’
중앙대 위정현 교수(경영학부)가 한국과 일본의 온라인게임산업 형성과정을 ‘보완적 인프라’라는 관점에서 새롭게 분석을 시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위 교수는 최근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이 발간한 2002게임산업저널에서 “온라인게임은 기존 비디오게임이나 PC게임과는 다른 제품개발 지식과 하드웨어, 인프라를 기초로 성립된 게임”이라면서 “특히 PC방, ADSL, 휴대폰을 통한 소액결제시스템 등의 보완적 인프라가 한국 게임산업의 성장을 가져왔으며 일본에는 이러한 보완적 인프라가 미비해 세계 최대의 비디오게임산업국이면서도 온라인게임 보급이 지체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완적 인프라’란 어떤 제품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제품을 산업화를 촉진하는 인프라를 말한다.
논문에서 위 교수는 94년 국내에서는 텍스트 기반 MUD게임(여러명이 즐기는 초기 온라인게임 형태)이 유행했지만 일본에서는 2D 그래픽이 제공되는 ‘패미콘’ 등이 게임시장을 지배하고 있어 온라인게임산업의 싹을 틔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국내에서는 정부 주도로 ADSL망이 급속히 보급되고 PC방도 크게 성장했지만 일본의 경우 망사업자 NTT도코모가 이미 IDSN을 보급한 상태여서 ADSL 보급을 꺼려했다고 덧붙였다.
또 현재 온라인게임 유저 70% 이상이 결제수단으로 쓰는 휴대폰 소액결제시스템도 일본의 경우 일본 NTT도코모가 휴대폰결제 인증사업을 벌이지 않고 있는데다 가입자의 정보를 제3의 사업자에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 아바타 산업의 형성 또한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위 교수는 “온라인게임과 같은 콘텐츠산업에도 보완적 인프라를 발견, 이를 적극 활용하는 것은 신규 산업의 성공적인 확대를 위해 중요하다”면서 “그러나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은 이러한 보완적 인프라를 통해 고속 성장해왔으나 아직 개발 프로젝트 관리나 노하우가 일본에 비해 크게 뒤떨어져 있는 등 남은 과제가 많다”고 말했다.
<표><온라인게임산업 발전을 촉진한 국내 보완적 인프라의 등장시기>
시기 = 내용
96년 = -PC통신 유행
-넥슨 ‘바람의 왕국’ 서비스 시작
97년 = - 한국정부 경쟁촉진 정책으로 인프라 정책전환
-하나로통신 설립(10월)
98년 = - 하나로통신에 의한 ADSL보급 시작(4월)
-‘스타크래프트’ 대유행
-PC방 보급 시작
-엔씨소프트 ‘리니지’ 서비스 시작(9월)
2000년 = -휴대전화에 의한 소액결제 시스템 등장(7월)
-아바타 유료 서비스 등장 (11월)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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