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의 기간통신사업자인 KT 임직원들은 요즘 뒤늦게 ‘6시그마 운동‘을 배우느라 바쁘다. 지난 3일 이용경 사장을 비롯한 임원급 교육이 실시된 데 이어 매주 이틀간 짬을 내 팀장·부장급까지 한 명 열외없이 6시그마 교육에 참여하고 있다. 내년까지 전 직원 4만5000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6시그마 운동을 제대로 습득한다면 KT가 향후 100년을 준비하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으리란 믿음 때문이다.
이처럼 통신업계에 6시그마 경영혁신 바람이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 80년대말 제조업체인 모토로라에서 첫 도입된 6시그마 운동이 대표적인 서비스 업종인 통신산업체에서 각광받고 있는 것은 다소 의외다.
원래 제조물의 불량률을 소수점 여섯자리 이하로 줄인다는 의미의 6시그마 운동은 서비스 업종에서는 품질 계량화가 힘든 탓이었다.
하지만 단기간에 외형과 수익을 늘리기 어려운 통신업종의 특성상 결국 기업경쟁력이 서비스 품질에 달려 있고 이를 뒷받침할 조직과 업무혁신이 필수라는 인식이 점차 늘고 있다. 여기다 최근에는 서비스 품질 혁신을 수치화할 수 있을 만큼 나름의 평가노하우가 속속 선보이면서 6시그마 운동이 새롭게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KT 김태호 6시그마 추진팀장은 “사람과 업무관행을 완전히 개조해 궁극적으로 회사의 질적 가치인 서비스 품질을 극대화하자는 취지”라며 “단순히 눈앞의 이익보다는 회사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KT는 올해부터 6시그마 운동을 전사적으로 도입해 내년 624억원, 오는 2005년에는 KT그룹 전체로 확산시킴으로써 1530억원의 수행성과를 각각 달성해낸다는 구상이다.
데이콤은 LG그룹 식구로 본격 출발한 지난 2001년 2월, 박운서 회장이 취임하면서부터 이미 6시그마에 눈을 떴다. 당시만해도 생소했던 6시그마 운동은 올해로 만 2년을 넘기면서 전 직원들에게 ‘체질화’될 정도로 정착됐다. 전 임직원들이 한달간 온라인 교육을 통해 1학점을 반드시 이수해야 했던 교육정책도 한몫했다. 이를 통해 각 부서에서 선발된 프로젝트 리더인 블랙벨트 후보들은 2001년부터 세차례에 걸쳐 83개의 사업을 추진, 연간 105억원의 재무성과를 달성했다.
데이콤 고연순 과장은 “올해는 3차의 엄격한 시험을 통해 4명의 블랙벨트 인증자를 배출함으로써 외부의 도움없이도 자체적인 경영혁신 운동을 전개할 수 있는 수준에 올라섰다”고 자신했다.
데이콤은 64개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한편 파워콤 등 자회사로도 6시그마 경영혁신 활동을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밖에 LG텔레콤도 지난 99년부터 6시그마를 도입, 현재 전 사원의 60% 이상을 전문 활동가 그룹으로 확보했다. 지난해 LG텔레콤의 경영 모토였던 ‘통화품질 향상’도 기실 6시그마 운동의 결실이었다.
전문가들은 6시그마 운동의 성공여부가 결국 최고경영자(CEO)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한다. 대표적인 하향식(톱다운방식) 경영혁신 운동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취임 후 6시그마 운동을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 KT 이용경 사장이나 일찍이 GE의 잭 웰치 전 회장과 친분을 쌓은 데이콤 박운서 회장은 통신산업의 변신을 주도할 CEO로 손꼽히고 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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