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세계적 컴퓨터 기업들간에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2년간 기업들의 정보기술(IT) 관련 투자가 부진하면서 1990년대의 호황기에 비해 IBM·HP·델컴퓨터·EMC 등은 그나마 승자로서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는 반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애플컴퓨터·게이트웨이 등은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미국의 주요 애널리스트들은 지적했다.
투자금융회사인 퍼시픽크레스트시큐리티스의 애널리스트 브렌트 브래이스린은 “한창 호황기였던 지난 1990년대의 시장 리더였던 업체들 중 IBM·HP·델컴퓨터 등은 상대적으로 계속 잘나가고 있는 반면 선마이크로시스템스·애플컴퓨터·게이트웨이 등은 주가가 곤두박질치는 등 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잘나가는 승자와 패자간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액 기준 세계 최고를 보이고 있는 IBM은 지난 1분기 결산에서 하드웨어 분야에서 인상적인 실적을 거뒀다.
스토리지 하드웨어 매출이 6% 증가했으며 비록 메인프레임이 부진했지만 3종의 서버군도 15∼22% 정도 판매고가 늘었다.
반면 하이엔드(고성능) 서버 분야에서 맹위를 떨쳐왔던 선은 1분기(선 회기로는 3분기)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10%나 하락했다. 이는 8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인 것이다.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선은 매출 증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경쟁사인 HP·IBM 등의 강한 압박으로 마진 역시 줄어들고 있다. 그나마 선은 현금흐름이 아직까지 탄탄하다는 데 위안을 찾고 있다. 지난 3월 말 끝난 1분기에서도 3억7900만달러의 현금흐름을 보여줬으며 이로써 선은 3∼4분기 연속 긍정적 현금 유동성을 기록했다.
메릴린치 스티븐 밀러노비치 애널리스트는 “선은 살아남을 것이지만 계속해서 번성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고객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한 업체들만이 경기침체의 보릿고개를 극복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투자금융사 오쿠머스캐피털의 사미어 바신 기술애널리스트는 “IBM은 토털 솔루션 아웃소싱 모델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으며 델도 계속해서 제조비 감소에 성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잘나가는 업체와 부진한 업체는 주가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2001년 초에 비해 델의 주가는 70% 올랐으며 IBM의 주가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대조적으로 선은 88% 하락했으며 게이트웨이와 애플도 가각 70%와 1% 떨어졌다.
게이트웨이의 경우 최근 10개 분기 중 9개 분기가 적자였는데 바신은 “고객들에게 보다 효과적으로 가치를 창조할 수 있도록 기여한 기술업체들만이 경기침체기에 살아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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