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600선대로 주저앉았다.
이달 들어 상승장이 이어지면서 부담감이 커진 데다 기대에 못미친 경기선행지수 발표로 미증시가 약보합으로 마감한 게 악재로 작용했다.
22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는 하루 전보다 17.51포인트(2.82%) 떨어진 603.32로 마감됐다. 삼성전자가 3.40% 하락하며 30만원선 이하로 떨어졌고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이 모두 하락했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1.02포인트(2.24%) 하락한 44.44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20위 종목 가운데서는 하나로통신과 파라다이스 두 종목만이 상승했을 뿐 나머지는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시황 전문가들은 최근 한달간의 주가 상승세는 620∼630선이 태생적 한계였다고 지적했다. 전세계 경기 및 기업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라크전 조기 종결, 북핵 문제 평화적 해결 기대감 등 투자심리 호전만으로 이뤄진 주가 상승은 상한선이 정해져 있었다는 설명이다.
오히려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북한 정권 축출 메모 파문 등이 불거지면서 북핵 문제의 불확실성이 드러나 주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종합주가지수가 단기간 바닥권에서 100포인트 가량 상승하는 동안 의미있는 조정과정을 거치지 않아 기술적 지표들이 과열권에 접어들었다는 점도 주가 하락의 이유로 꼽혔다. 최근 종합주가지수는 120일선이 놓여 있는 624선까지 급격히 치고 올라갔지만 단기 급등으로 이날 120일선이 강력한 저항선으로 작용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그동안 주가 상승을 견인했던 기관을 중심으로 한 1조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부담스러운 수준에 진입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우려는 이날 1500억원 가량의 프로그램 매도로 현실화되고 있다.
특히 주가 상승의 열쇠를 쥐고 있는 외국인들이 본격적인 매수세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점은 현 주식시장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악재로 꼽힌다. 올들어 외국인들은 같은 아시아권인 대만시장에서는 총 1조8000억원 가량을 매수한 반면 국내 증시에서는 1조5000억원 가량을 매도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당분간 주식시장은 조정 국면에 접어들 것이란 의견이 우세하지만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1분기 지수가 515선까지 하락할 당시에는 이라크 전쟁, 유가 하락, 북핵 문제 해결 난항 우려감, 자금시장 경색 등 증시 주변 여건이 최악의 상황이었다”며 “현재는 상승을 유도할 만한 재료도 없지만 최악의 상황도 아니기 때문에 박스권 등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600선을 1차 지지선으로, 580선을 2차 지지선으로 설정했다. 다만 2분기를 큰 그림으로 그려보았을 때는 550선에서 650선 정도의 박스권 등락을 예상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하고 박스권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지수대별로 다른 전략을 짜야 할 것”이라며 “다만 주도주가 견인하는 장세가 아닌 순환매에 의해 모든 종목이 고른 등락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안정된 수준의 등락 장세가 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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