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이 지난 14일(현지시각) 전세계에 동시 출시하기로 했던 ‘펜티엄4’ 신제품에서 결함이 발견돼 급작스레 선적을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인텔이 제품 출시를 사전에 미룬 적은 있으나 출하 당일 선적을 철회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인텔코리아와 외신에 따르면 당초 인텔은 프런트사이드버스(FSB)를 800㎒로 향상시킨 새 ‘펜티엄4’ 3.0㎓와 DDR SD램 400㎒ 지원 칩세트 ‘875P(코드명 캔터우드)’를 동시 출시하기로 했으나 CPU를 제외한 칩세트만 내놓았다.
인텔은 이에 앞서 최근 일본 아키하바라의 주기판 및 PC조립업체 등에 제공한 3.0㎓ 시제품 전량을 서둘러 수거했다. 인텔코리아측은 “주요 고객들로부터 일부 CPU에 결함이 있다는 내용을 전달받고 출하를 긴급히 중단했다”며 “구체적인 문제점에 대해 밝힐 수 없으나 가능한 이른 시간내에 해결해 다시 출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텔측은 또 “HP와 델, 삼성전자 등 주요 PC업체들의 주문을 받았으나 재 출하시기가 언제가 될지는 정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문제가 된 CPU는 데이터 처리속도가 50% 이상 빨라졌으며 875P 칩세트, DDR 400 메모리와 조합을 이뤄 PC 업그레이드 수요를 겨냥하기로 한 전략 제품이었다. 업계에서는 이 때문에 이번 파장이 단순히 인텔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PC 교체수요를 늦추는 악재로 작용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국내 PC제조업체 한 관계자는 “하반기 PC 교체수요를 겨냥해 데이터 전송 및 처리 능력을 향상시킨 새 CPU, 칩세트, 메모리로 구성된 신제품 준비에 박차를 가해왔다”면서 “초기 단계인 만큼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겠지만 이른 시일내 안정화시키지 않으면 신제품 출시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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