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덕 정보통신지적재산협회장(직대) sdjang@itipa.org
이라크 전장에서 미군이 내미는 노란 레이션 박스를 받아 쥐고 달아나는 아이들을 바라보면서 나와 우리의 옛날 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색깔만 국방색에서 노란색으로 바뀌었을 뿐 그 안에 든 것은 그 시절 우리 자신의 경험으로 짐작할 만하다.
가난과 굶주림보다 더 무서운 게 어디 있을까. 강한 자, 가진 자의 총칼도 두려워하지 않고 레이션 박스 하나의 고마움에 감읍하던 그 모습. 막강하던 후세인도 그런 백성의 마음을 사지 못했다.
강한 자, 가진 자로 남는 전략은 무엇일까. 사람의 일생에서나 나라 경제의 흐름에 있어서나 기회는 알게 모르게 어느 순간엔가 오고 또 사라져간다. 우리가 레이션 박스를 반가이 받던 그 시절 이래 크고 작은 수없는 역경과 위기를 겪으면서 그때마다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활용하며 보다 나은 쪽을 선택하면서 살아오다 보니 어느덧 타인과 비교가 될 수 있는 위치에 이르게 된 것이 아닐까.
전쟁과 역병과 여타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업과 경영이 어렵다. 한때 반짝하던 IT산업조차 경쟁력을 확보·유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나 IT업계에서는 정보통신사업이 다른 분야에 비해 세계적 판도의 변화에 더 민감하므로 역경의 시기에 오히려 새로운 기회를 찾아낼 수 있는 지혜와 뱃심을 길러야 할 것이다. 고요한 물에서보다 격류 속에서 더 좋은 어획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라크전쟁이 끝나면서 또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위기는 곧 기회를 낳는다던가.
국제정치적으로 운명의 절반을 미국에 맡기고 반세기를 지나온 것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일진대 자존심을 찾을 때는 찾더라도 개구리 올챙이 적을 모르는 일로 소원하게 되지 말고 미국이라는 막강하고 가진 자와의 공조를 유지하면서 전후 복구사업 등에 참여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전쟁 중에 가장 철저히 파괴되는 것이 통신시설이므로 전면 재건이 필요할 것이며, 미국이건 유엔이건 선진국들이 관여할 전후 재건과정에 상당한 하이테크 인프라를 건설할 것이다.
물실호기라. 이런 것은 국익차원, 사업차원에서 고려할 문제지 개인적인 차원이나, 특히 그 무슨 ‘국민정서’니 ‘반미감정’이니 하는 감상주의에 의해 지체되거나 저지돼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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