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기술은 한국과 중국, 일본을 잇는 아시아 문화권을 형성할 키워드입니다.”
4월 과학의 달을 맞아 내한한 일본인 최초의 우주비행사며 현재 일본 과학미래관 관장인 모리 마모루 박사(55)는 아시아 문화권을 공동으로 묶을 수 있는 길은 과학문화를 만드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인 최초의 우주 비행사로 92년 스페이스랩J호를 타고 우주에 다녀왔다. 우주에 있던 8일동안 43개의 실험을 성공리에 마쳤던 모리 박사는 일본에서 국민과학 영웅으로 통한다.
어렸을 때부터 우주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그는 미국과 소련이 우주개발 경쟁에 한창이던 시대에 태어났다.
“지구는 파랗다는 말이 아주 인상 깊었습니다. 지구 밖에서 그 모습을 직접 확인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일본의 유명 만화영화인 ‘아톰’을 보고 자란 모리 박사는 아톰을 지키는 훌륭한 과학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고 한다. 공상과학 만화영화였지만 아톰은 어린아이들에게 과학자의 꿈을 심어준 훌륭한 작품이었다고 강조하는 모리 박사.
“어렵게만 느껴지는 과학기술을 알기 쉽고 친근하게 알려주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아톰을 보고 자란 세대들은 과학에 많은 관심이 있었고 과학자로 성장했습니다.” 아톰 세대였던 일본 과학미래관의 관장인 모리 박사는 최근 로봇인 ‘아시모’를 직원으로 채용하는 등 과학문화를 일반인들에게 일깨워주는데 노력하고 있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많은 사람들이 이공계로 진학하는 것을 꺼리고 있습니다. 과학과 수학 수업은 어렵게만 느껴지고 어떤 흥미도 끌지 못하게 구성됐기 때문입니다.” 조그만 현상에도 호기심을 갖는 어린이들이 학교교육을 받으면서 과학에 가졌던 흥미를 잃어가고 있어 슬프다는 모리 박사. 그는 어른들의 가치관으로 어린이들을 바꾸려는 현재의 교육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 축구 선수들은 어딜 가나 어린아이들에게 동경의 대상입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과학자가 동경의 대상일까요. 축구 선수를 만나고 싶어 하는 것처럼 과학자를 만나고 싶어하는 흥분을 만들고 싶습니다.”
모리 박사는 과학과 기술을 동경의 대상으로 만드는 것이 자신의 임무라고 대답했다.
그는 “한국의 어린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여 우주에서 본 지구와 우주여행을 얘기해 줄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과학기술을 알리는 전령이 되겠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kr>
약력
△70년 홋카이도대학 화학과 학사 △72년 홋카이도대학 화학과 석사 △76 남호주 플린더스대학 화학과 박사 △80년 미일 핵융합 협동프로그램 교환과학자 △85년 일본우수개발단 페이로드 우주비행사 선발 △92년 스페이스랩J 우주비행사로 43개 임무수행 △현재 일본 미래과학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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