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

 1. 미래형 IT도시 방문을 환영합니다

 

 일본 정부가 정보기술(IT) 대국을 건설하기 위해 내세운 ‘e재팬’의 상징인 ‘IT도시’를 당초보다 2년이나 앞당겨 체험할 수 있게 됐다.

 첨단 빌딩 건축을 선도하는 모리빌딩이 오는 25일에 도쿄 중심부에 ‘로폰기 힐스(Roppongi Hills)’를 개장하면서 미래형 IT도시가 갖춰야 할 청사진을 미리 제시하게 된다.

 모리빌딩은 또 본격 개장에 앞서 사전 체험이 가능하도록 지난 3월 12일부터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이는 ‘멋 훗날의 얘기’가 아닌 가까운 미래의 IT도시란 어떤 모습일지 떠올릴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먼저 로폰기 힐스 구역 내에 있는 가정에는 100Mbps의 초고속 통신망이 깔려 있다. 쇼핑몰은 말할 것도 없이 보도 등 어떠한 장소에서도 무선 LAN 사용이 가능하게 돼 있다. 그 중에서도 경제산업성 공모에 NTT도코모와 모리빌딩이 공동 응모한 ‘멀티디바이스플랫폼’과 총무성 관할하에 개발된 ‘@오피스’를 활용한 IT마을 조성이 그 골자다.

 ‘멀티디바이스플랫폼’은 미세한 무선 칩을 땅에 묻어 전자파로 교신하는 RF(Radio Frequency)ID 태그나 IC 카드 등 복수의 인증용 디바이스와 휴대폰, PDA, 구역 내에 설치된 모니터 등의 표시 디바이스를 연결시켜 정보제공 서비스를 실현한다는 개념이다. RFID에는 소유자의 ID나 직업, 취향 등의 데이터가 등록돼 있어 현재의 장소, 시간, 각 개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예를 들면 로폰기 힐스 내에 설치될 표시 모니터에 접근해 방영되고 있는 광고를 향해 RFID를 클릭하면 본인의 휴대폰에 추천할 만한 관련 서비스 정보가 메일로 도착한다. 이 메일은 물론 등록한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 ‘엄선’된 정보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영상전화 근처에 설치된 인증 디바이스에 RFID를 클릭하면 화면상으로 ‘가상 가이드’가 자동으로 로폰기 힐스 구석구석을 친절히 안내해 준다.

 스쿨존(school zone)인 ‘로폰기 아카데미 힐스’내에 설치 예정인 ‘미래형 라이브러리’에서는 IC 카드 한 장으로 서적 검색은 물론 대출까지 받을 수 있다. 도서관 안의 책들에 모두 RFID 태그가 부착돼 있어 어느 선반에 어떤 책이 꽂혀 있는지 단말기를 통해 손쉽게 확인할 수도 있다. 당일 반납된 서적은 바로 화면상에 자동으로 표시돼 자신이 찾고 있는 서적의 대출여부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그밖에도 공공 컴퓨터가 구역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자신의 IC 카드를 이용,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또 도서관, 공공PC 등 어느 곳이나 IC 카드를 뽑아내면 각 개인의 정보는 해당 단말기로부터 완전히 삭제되는 등 보안면도 세심한 배려를 하고 있다.

 ‘@오피스’의 경우에는 모바일 IPv6를 기반으로 해 개발했다. 이로써 PC나 PDA 등의 정보 단말기로부터 어디서든 IPv6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 한편 IP 전화도 휴대폰처럼 가지고 다닐 수 있다. IPv6 네트워크를 통해서 떨어져 있는 장소에 설치된 카메라 영상을 관람할 수도 있으며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있는 다른 사람의 기본정보와 그 사람이 현재 로폰기 힐스내 어디에 있는지까지 지도로 표시해 준다.

 IC 카드는 쇼핑할 때 포인트가 자동 적립되는가 하면 아카데미 힐스나 역내 미술관 회원카드 등 다양한 용도로도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모리빌딩의 로폰기 힐스는 결코 멀지만은 않은 ‘꿈의 IT도시 실현’에 더욱 박차를 가할 수 있는 견인차가 될 전망이다.

 

 2. 통신종합연구소, 해외거주 일본인 안부정보 시스템 운영

 이라크 정세가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독립행정법인 통신종합연구소(CRL)는 해외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의 생사확인 등 안부에 대한 정보검색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일본 외무성 발표에 의하면 이라크 내에 있는 일본인은 ‘인간방패’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12명을 포함해 총 39명으로 이들과의 연락이 거의 두절된 상태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CRL의 이번 서비스에 거는 기대가 다소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른바 ‘IAA 시스템’으로 불리는 이 서비스는 지난 95년 고베시를 중심으로 발생한 한신 대지진을 계기로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WIDE 프로젝트가 개발 착수한 실험 시스템. 99년부터는 CRL 내의 비상시 통신그룹이 중심이 돼 지속적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해 왔다. ‘IAA’란 명칭은 ‘I Am Alive!(나는 살아 있습니다!)’의 영문 이니셜을 딴 것이다.

 해외에 거주하면서 자신의 안부를 알리고 싶은 사람은 인터넷을 통해서 ‘IAA 시스템’에 이름, 연령, 주소, 현재의 상황 등을 등록해 두면 된다. 그러면 등록자의 안부 정보를 알고 싶어하는 일본의 가족 등 누구든지 ‘IAA 시스템상’에서 검색할 수 있다. 또한 본인이 아니더라도 다른 사람의 정보를 대신 등록할 수 있게도 했으며 일어와 영어 2개 국어로 등록이 가능하다. 해당 사이트는 ‘http://www.crl-iaa.net/DB/IAA-IRAQ/’다.

 이번 시스템 운용은 일본 총무성의 사전 요청으로 이루어졌다. ‘유사시 자국민 보호’를 최우선 과제로 여기는 일본 정부의 꼼꼼한 주의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CRL은 ‘IAA 시스템’의 상용화를 위해 시스템간의 상호 접속검증이나 표준화 작업을 주 업무로 하는 IAA 얼라이언스(Alliance)와의 제휴를 통해 이번 서비스를 실시하게 됐다.

 

 3. 일본우정공사, "중고 컴퓨터 처리해 드립니다"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오는 신형 컴퓨터가 안방을 차지함에 따라 하루아침에 고철 덩어리로 변한 중고 컴퓨터를 폐기하는 것이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일본우정공사(http://www.japanpost.jp)가 주요 PC 메이커들과 제휴, 가정에서 낡아 사용하지 않는 컴퓨터를 회수하기 시작한 것. 여기에 참가하는 업체들도 애플컴퓨터를 비롯해 델컴퓨터, 샤프, 일본IBM, 후지쯔, 소니, 도시바, NEC소테크 등 21개사나 된다.

 컴퓨터를 회수하는 방법으로는 우선 사용자들이 불필요하게 된 PC업체에 연락하면 PC업체는 바로 회수 전표를 고객에게 발송해 준다. 사용자들이 이 전표를 가지고 가까운 우체국에 전화하면 우체국 직원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컴퓨터를 회수해간다.

 오는 10월 이후 판매되는 PC의 회수비용은 무료지만 그 이전에 판매된 컴퓨터는 사용자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우정공사는 구체적인 처리비용이나 수속에 대해서는 향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쓰레기 분리수거가 엄격한 일본에서는 컴퓨터 등 낡은 전기전자 제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관할 동사무소에 신고, 지정된 날과 장소에 반드시 버려야 한다. 또 버리더라도 꽤 비싼 처리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어야 한다. 현재 컴퓨터 같이 등치가 큰 전기전자제품은 처리비용이 3000엔(약 3만원) 정도 든다. 그래서 필요한 사람에게 무료로 줘버리거나 아니면 밤에 몰래 길거리에 버리는 ‘얌체족’도 종종 있다. 그래서 ‘일본 우체국들이 만물상 역할을 해줄 것’이라는 뉴스는 중고 컴퓨터 처리로 골치를 앓는 이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이러한 일본우정공사의 중고 컴퓨터 폐기 시스템은 조그만 간이 우체국을 제외한 전국의 약 2만개 우체국에서 오는 10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4. 과거 2년분의 ‘야후재팬!뉴스’ 유료제공

 야후재팬(http://www.yahoo.co.jp)은 DB서비스 업체인 지서치(G-Search)와 제휴, 과거 2년 간의 뉴스를 유료로 지난주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야후재팬 사이트 내의 ‘야후재팬! 뉴스’에 그동안 게재됐던 약 200만건의 기사를 열람할 수 있도록 ‘신문기사 횡단검색’이라는 유료 콘텐츠 창을 개설했다.

 이 창에는 일본 여론을 주도하는 요미우리, 마이니치, 산케이 등 3개 종합지와 일간스포츠, 스포니치, 스포츠호치 등 3개 스포츠지에 게재됐던 뉴스 기사를 키워드 검색을 통해 열람 가능한 서비스다. 한편 무료 서비스인 ‘야후! 뉴스검색’ 창과 서로 링크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키워드 입력을 통해 한꺼번에 최대 20개까지 찾아볼 수 있으며 기사 제목까지는 무료로 검색할 수 있다. 하지만 본문을 검색하기 위해서는 한달에 1800엔(약 1만8000원)이라는 이용료가 든다. 그것도 전국지와 스포츠지로 각각 나뉘어 있어 양쪽 모두를 검색하기 위해서는 3800엔을 내야 한다.

 ‘야후재팬! 뉴스’의 경우 지금까지는 최대 3개월 이전 기사까지만 열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서비스 개시로 지금까지 게재되지 않았던 뉴스기사까지도 열람할 수 있게 됐다. 정보량으로만 따지면 종전보다 거의 80배 가량 많이 검색할 수 있다고 야후재팬측은 밝혔다.

 하지만 “무료 콘텐츠에 맛들인 일본 네티즌들에게 이러한 유료 서비스가 먹혀들지 의문”이라고 관련 전문가들은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웹리서치 업체인 인터넷닷컴의 최근 조사발표에 의하면 유료로 제공되는 기사 서비스를 받고 싶다는 네티즌이 조사대상자 중 8%에 그칠 정도로 ‘돈을 지불하는 것’에는 일본 네티즌들도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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