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프, 디렉TV 경영권 장악

 세계 미디어 업계의 거물 루퍼트 머독이 드디어 미국 위성TV 시장 진출의 꿈을 이뤘다.

 머독이 이끄는 미디어 재벌 뉴스코프는 미국 GM이 보유한 휴즈일렉트로닉스 지분 19.9%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9일(현지시각) 발표했다. 휴즈는 113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미국 1위 위성TV 업체인 디렉TV의 모회사다. 뉴스코프는 앞으로 주식시장에서 휴즈사 자체 보유 지분 14.1%를 추가 인수해 35%에 달하는 휴즈의 지분을 모두 확보할 계획이다.

 뉴스코프는 휴즈의 주가에 22%의 프리미엄을 붙인 약 66억달러를 지불하게 된다. 뉴스코프의 머독 회장이 휴즈의 회장을 맡고 뉴스코프의 고문인 체이스 케이리가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게 된다.

 디렉TV의 지배권 확보로 뉴스코프는 유럽과 아시아, 미국시장을 한데 묶어 방송사업을 전개할 수 있게 됐다. 뉴스코프는 아시아에서 스타TV, 유럽에서 B스카이B(영국)와 스트림(이탈리아), 남미에서 스카이텔 등 위성TV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디렉TV를 인수한 뉴스코프로선 케이블TV 서비스에 대한 경쟁력 강화와 세계 위성방송 전략 재편이 과제로 떠올랐다.

 뉴스코프는 지난 2001년 디렉TV 인수전에서 미국 2위의 위성TV 업체 에코스타에 패해 디렉TV 인수에 실패하는 듯 했다. 그러나 독점을 우려한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반대로 합병안은 부결됐다. 한때 장거리 전화업체인 SBC가 통신과 방송의 시너지를 노리고 인수 작업에 나섰으나 중도 포기하고 결국 뉴스코프의 디렉TV 인수 작업이 결실을 맺었다.

 이번에 뉴스코프의 인수대금 66억달러는 지난 2001년 인수 추진 당시의 250억달러에 비해 크게 떨어진 액수다. 그동안 휴즈는 위성TV 사업의 부진으로 지속적인 주가하락세를 보여왔다. GM이 부담스런 위성TV 사업을 떨어내고자 한 것도 뉴스코프에 유리하게 작용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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