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상하이 소재 프랑스 통신장비 업체 알카텔의 아시아·태평양 본부를 이끌고 있는 론 스핏힐 사장(63)의 사무실에 마련된 ‘e경영실’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알카텔 아시아·태평양 본부는 지난 2001년 중국 본부와 한국, 호주, 일본 등 총 16개국 현지법인 직원들이 회의할 수 있도록 만든 영상회의실을 ‘e경영실’로 불러왔다.
전세계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공포에 휩싸인 요즘 e경영실은 하루 전에 예약을 해야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사스가 진원지로 알려진 중국에서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국가로 확산되고 출장이 엄격하게 제한되면서 ‘e경영실’이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같은 방식의 영상회의실은 사전에 각종 경영 자료를 공유하면서 토론을 벌일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다국적 기업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례로 장거리전화회사인 스프린트의 조사 결과 최근 법인 고객들의 전화회의 사례는 지난달에 전달에 비해 23%, 지난해 동기와 비교하면 무려 58%나 증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스프린트는 앞으로도 경기가 침체양상을 보일 전망인 가운데 각 기업의 출장 줄이기와 함께 전화회의·영상회의 등 인터넷과 전자장치를 활용한 회의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스 때문에 홍콩이나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 대한 직원들의 출장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는 HSBC은행측도 “전화 또는 영상회의를 하는 일이 더욱 잦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31만명의 전세계 직원 중 30% 이상에게 랩톱 등을 지급한 IBM의 경우 “지정학적 이유나 유행병 등이 아니더라도 전화와 영상회의를 하는 것은 일상적인 일이 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화 또는 영상회의를 할 수 있는 시설을 기업 등에 설치해 주는 일을 하는 픽시온의 찰스 올랜도 영업본부장은 미국내 5000개 기업에 무료로 웹을 통해 회의를 할 수 있도록 했으며 관련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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