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은 비장애인의 친구가 아니며 그렇게 여겨지는 것이 불쾌하다.”
서울장애인연맹 이상호 국장은 8일 한남대에서 열린 장애인의 날 관련 특강에서 “장애인을 비장애인의 친구로 만들려는 ‘장애우’란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차원에서는 나름대로 의미있는 시도일테지만 솔직히 이 말을 들을 때마다 몹시 불쾌하기까지 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친구란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특별한 과정을 거쳐 성립되는 양방적 관계이기 때문에 어느 한쪽이 원한다고 해서 이뤄질 수 있는 관계가 아니다”라며 “장애인들이 나이와 직업에 어울리는 지위와 영향력을 갖지 못하는 사회환경을 바꾸기 위한 노력없이 단순히 수사적인 친구라는 말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어 “더욱이 장애우란 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동등한 관계가 아님을 전제로 하고 있고 동정을 받아야 할 대상이므로 의도적으로 친구로 봐준다면 조금이라도 낫지 않겠느냐는 것”이라며 “결국 장애우란 용어는 장애인을 동정과 시혜의 대상으로 규정한다는 점에서 장애인의 인권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 국장은 이와 함께 “장애인의 인권 현실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은 장애인 당사자의 요구를 뒤로 한 채 장애인을 위한다는 비장애인들이 장애인의 의사를 대변해 왔기 때문”이라며 “장애인의 목소리는 당사자의 음성을 통해 효율적인 방법으로 모아지고 표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장애인이 주체적 삶을 보장받고 스스로 삶에 대한 결정권을 갖고 삶의 책임자가 되기 위한 평등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을 확대하고 장애인의 완전한 참여와 기회 균등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어느 시대에나 억압받고 차별당하는 소수자는 존재한다”며 “장애인 문제를 복지차원으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장애인에 대한 차별원인을 찾아 차별 제공의 주체인 사회를 바꾸기 위해 장애인 스스로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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