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갈 길 먼 방송위 독립

◆IT산업부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방송법 개정을 둘러싸고 여야 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이 이번 임시국회 내에서 방송법개정안을 단독 처리키로 결정,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지난 4일 기자회견을 통해 모두 9명인 방송위원수를 7명으로 줄이고 국회의 동의를 거쳐 대통령이 KBS 사장을 임명토록 한 방송법개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킬 것임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이번 임시국회에서 한나라당측의 단독처리는 또다른 후유증을 낳을 것으로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우선 한나라당의 방송법개정안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과 여당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한나라당이 방송위 선임에서 국회 다수당의 절대적 입김이 작용할 수 있도록 개정을 시도하고 있다”며 “이 문제가 오히려 더 심각한 문제가 아니겠느냐며, 적어도 이 문제에 있어서 국회의 1당이 국회추천 6명을 압도적으로 좌우할 수 있는 제도가 만들어진다면 그것은 상당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더구나 민주당도 “한나라당의 방송법 개정 추진은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보다 제 이속을 챙기겠다는 것으로 천부당 만부당하다”고 밝히고 있어 어느쪽의 양보 없이는 합의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설령 한나라당 단독으로 방송법개정안이 처리된다고 해도 시행에까지 이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한나라당의 방송법개정안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밝히고 있는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0년 당시 여당인 민주당과 자민련이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합 방송법을 통과시킨 결과 3년이 지난 제2기 방송위원회 구성을 앞두고도 심각한 후유증을 초래하고 있다. 정치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위해 출범한 방송위가 정작 정치권의 공방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같은 일이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지 않도록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단독으로 처리하는 불상사는 피해야 한다. 이제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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