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식목일이면 언론을 통해 두 모습의 산행이 연출된다. 한 장면은 나무를 심기 위한 식목행렬이고 다른 한 모습은 산불을 끄기 위한 진화행렬이다. 한쪽에선 나무를 심고 한쪽에선 산불을 끄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나무를 심는 것은 생명의 미래를 심는 것이다. 그래서 4월 5일을 공휴일로 정하면서까지 나무 심기를 강조한다. 그러나 1년 가운데 가장 산불이 많이 일어나는 날이 식목일이니 안타깝기만 하다. 이는 해마다 식목일이 한식일과 겹치면서 성묘를 위해 산을 찾는 사람이 급증하는 데다 건조한 날씨가 두드러지는 계절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온 국민이 힘을 합쳐 나무를 심는다 해도 산불이 나면 공든 탑이 무너지듯 허사에 그친다. 물론 산행을 하다보면 입산금지 등 경고문이나 팻말들이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정작 산불을 끌 수는 없는 일이다. 산불을 예방하는 데 중요한 것은 ‘산불조심’을 저마다 생활화하는 것이라고 본다.
2000년도 봄철 백두대간을 잿더미로 만들어버린 영동지방의 산불을 상기해 이번 식목행사에서는 산불로 인해 산림과 자연을 파괴하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으면 한다.
이정열 전북 전주시 평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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