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계열사의 적극적인 자사주 매입은 회사에서 겉으로 내세운 주가 안정보다는 그룹 총수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1일 대주주 지분정보 제공업체인 미디어에퀴터블에 따르면 삼성그룹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는 것은 삼성생명의 상장,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 등으로 이건희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규모 자사주 매입을 통해 적대적 또는 비우호적 세력의 주식 매입을 막는 한편 분모(전체 주식수)를 줄여 총수 일가의 지분율을 높이는 효과도 거둔다는 것이다. 미디어에퀴터블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기준으로 이 회장 일가는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 지분 3.18%를 보유하고 있으며,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를 통해서도 각각 6.90%, 1.22%를 확보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가 지분 20%를 소유한 삼성SDI는 삼성물산 지분 4.66%를 갖고 있고 삼성물산이 다시 삼성전자 지분 3.85%를 보유하는 등 이 회장 일가는 순환출자를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에서 이 회장 일가의 우호지분은 22.36%로 집계됐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삼성생명(지분 6.90%)이 상장되면 이 회장 일가의 지배력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디어에퀴터블은 지적했다.
삼성생명의 우호지분은 삼성에버랜드 19.34%, 전현직 임원 12.32%, 이 회장 일가 4.54% 등 66.26%에 달한다. 삼성생명이 상장되고 지분분산 요건 충족을 위해 20% 정도의 신주 발행을 한다면 우호지분이 30% 아래로 떨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상장 차익의 일부를 보험 계약자에게 나눠주는 방법으로 주식배당을 선택하거나 삼성차 부실문제가 이 회장이 이미 출연한 350만주의 삼성생명 주식으로 해결되지 않아 약속대로 50만주를 추가 출연할 경우 이 회장의 통제력은 크게 약화된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가 금융 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할 경우 삼성전자에 대한 이 회장의 우호지분은 14.24%로 급감하는 데다 이 회장 일가가 법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7% 정도에 불과하다고 미디어에퀴터블은 분석했다.
미디어에퀴터블 관계자는 “막대한 순이익을 거두고 있는 삼성전자가 현금배당에는 인색한 반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자사주를 적극 매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장은기자 je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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