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반도체업계가 당초 계획보다 올해 투자액을 높여 공세적 투자로 전환한다.
3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시바·NEC·히타치 등 일본의 5개 반도체업체는 올해 반도체부문 설비투자금액을 애초 계획보다 높여잡고 이를 디지털가전용 대규모집적회로(LSI)의 생산설비 증설에 중점 투자한다.
도시바가 당초 설비투자예정액 660억엔(6600억원)에서 1200억엔으로 늘리는 것을 비롯, 히타치와 미쓰비시의 통합 반도체업체인 르네사스테크놀로지가 500억엔에서 1000억엔으로, NEC가 670억엔에서 900억엔으로 늘린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후지쯔는 애초 예정대로 450억엔을 유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들 5개 업체의 2003년 설비투자액은 3500억엔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투자규모는 일본 반도체업계의 전성기 때에 비하면 30% 수준에 그치는 금액이지만 3년 만에 축소에서 증가 추세로 돌아선 데 의미가 있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일본 반도체업체들은 그동안 D램 분야 업계재편 및 D램사업 철수 등 최근들어 수세적 투자양상을 보여왔다. 실제로 지난 2001년·2002년 2년연속 D램을 포함한 반도체사업 설비투자액을 축소한 바 있다. 이번의 급작스런 설비투자 증액은 새로운 거대 수요처로 급부상하는 디지털가전 시장을 선점해 옛 명성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이번 증액분은 대부분 디지털가전용 최첨단 LSI 생산설비에 집중될 전망이다.
도시바는 시스템LSI 생산거점인 오이타 공장내에 직경 300㎜(12인치) 대형 웨이퍼를 이용해 첨단 LSI를 생산하는 공장을 건설한다. 설비투자액은 올해 당초 예상액인 660억엔에서 1200억엔으로 늘릴 계획이다.
히타치제작소와 미쓰비시전기의 반도체사업을 통합해 4월 1일 발족하는 르네사스테크놀로지는 당초 예정액의 2배에 달하는 1000억엔을 투자할 계획이다. 도시바와 마찬가지로 300㎜ 웨이퍼 가공능력 증강이 핵심 목표다.
당초 예상보다 30% 이상 투자를 늘리는 NEC그룹도 회로선폭 90나노 제품과 최첨단 미세가공 능력을 배가시키는 데 힘을 쏟는다.
디지털가전용 LSI는 한장의 칩에 데이터 보존이나 기기제어 등 복수의 기능을 갖기 때문에 최첨단 미세가공 기술이 요구된다. 또한 초소형연산처리장치(MPU)에 비해 고객기업의 가격인하 압력이 강해 대형 실리콘웨이퍼 가공설비 도입을 통한 가격경쟁력 확보가 생사를 가름한다. 이번 일본 업체들의 투자확대도 이를 염두에 둔 국제경쟁력 확보 차원으로 풀이된다.
한편 시장에서도 DVD플레이어·박막TV 등 디지털가전용 LSI분야가 침체된 PC용 칩시장에 비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 이 분야가 수요회복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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