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집적회로(IC) 산업이 벤처캐피털들의 전폭적인 지원아래 급성장하고 있다. 현재 중국 대륙에서는 벤처캐피털들이 반도체 산업으로 몰려들고 있다. 향후 5년 동안 중국의 반도체 산업은 평균 42%의 성장률을 보이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 이에 따라 오는 2010년이 되면 중국 반도체 시장은 세계 2위로 부상할 전망이다. 하지만 현재 중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자국 내수시장 수요의 15%밖에 충족시키지 못하는 실정이다.
중국 반도체 산업인력은 크게 세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현지 인력으로 일정한 창업경력이 있지만 기술수준은 높지 않은 저급 시장 서비스에 주력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풍부한 시장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두번째 유형은 정부 차원의 IC 과학연구기관 출신으로 일정한 기술수준과 많은 정부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경영체제에서 제약을 받고 있다. 셋째, 지난 20세기 후반(1980년대) 해외로 나가 유학한 인력으로 글로벌 기업체나 첨단과학기술연구기관 및 하이테크업체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인력들이다. 이들은 연구·개발(R&D) 및 상용화, 창업노하우를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중국 반도체협회에 따르면 작년 10월 현재 중국에는 389개의 반도체 디자인업체가 있는데 이 가운데 4분의 3이 최근 2년안에 설립된 신규 회사들이다. 이들은 자금과 지적재산(IP) 및 연구·개발 인력이 부족하고 연간 매출액도 많지 않다. 1억위안을 넘어서는 회사가 5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러한 벤처캐피털의 부재는 중국 반도체 디자인 업계 발전에 병목으로 작용해왔다.
IC 분야에서 활약중인 벤처캐피털들을 분석해보자. 지난 2001년 이후 미국 퀄컴, 싱가포르 정부투자유한회사 등 국제 유명 벤처캐피털들이 2억달러를 투자, 중국에 칩 대리가공 공장을 설립한 것이 중국 벤처캐피털의 효시였다. 외국 벤처캐피털들의 자본금은 당해년도 중국 벤처캐피털 총액의 절반이상을 차지했다.
이에 대응해 중국 정부에서 마이크로전자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 발표됐고 시대창투사 및 오우커창투사가 상하이와 선전에 입주하면서 마이크로전자분야에 벤처캐피털들이 집중되기 시작했다. 특히 상하이창투·롄샹창투·상하이롄촹·선전촹신창투·화등국제·룽커·이허·푸쉰·훙지·인텔캐피털·샹펑 등이 IC디자인 분야에 몰렸다.
벤처캐피털로 출범한 업체들은 성향이 각각 달랐다. 마이크로전자 산업에 투자했으나 위험을 회피할 목적으로 여러개 벤처캐피털들이 공동 출자해 설립한 회사들도 생겨났다. 여기에는 시대창투, 한스지, 치펑 등 여러 개 벤처캐피탈업체들이 5000만위안을 공동 출자해 설립한 상하이신화반도체공장이 포함된다.
다른 하나는 중싱마이크로전자·딩신반도체 등 귀국 유학생들이 설립한 회사다. 특히 중국 정부는 자금 및 정책적인 면에서 벤처캐피털들을 IC 분야로 유도하고 있어 많은 해외 벤처캐피털들 사이에서 이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관망만 하면서 자금을 선뜻 중국 계좌에 들여놓지 않는 업체들도 적지 않다. 이는 투자해서 얻는 수익을 외국으로 송금하는 데 제한을 두고 있는 중국 외환정책의 한계점 때문이다. 또 벤처캐피털과 관련한 중국 법·제도가 완벽하지 않아 법률적 보장이 없으며 세수가 비합리적이고 퇴출 시스템이 구축되지 않은 데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중국 벤처캐피털기금은 4가지 관리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첫째는 정부기금(캐피털)으로 관리팀을 구성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관리하는 경우다. 이런 회사들은 관리 측면에서 국제화가 더디고 정부의 개입이 많으며 경영시스템이 잘 되어있지 않는 단점들을 갖고 있다. 둘째는 합자형태로 설립된 캐피털들이다. 셋째는 상장회사들이 설립한 캐피털들로 증권시장의 압력을 받아 단기수익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중기 혹은 장기 벤처캐피털 분야에 진입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또 자원보완 정비 잠재력을 갖고 있으나 책임, 권한 및 이익관계가 불투명해 서로 협력에 애로가 따르는 것이 단점이다. 넷째, 위탁관리에 의한 창투기금으로 이 방식은 외국자본 및 중국내 민영자본을 유치하는 데는 적절하지만 정부기금회사들이 관리에 개입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작년 말 현재 중국의 벤처캐피털 규모는 3억9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보다 28% 하락한 것으로 세계경제 침체의 영향 특히 과학기술상장회사 주식이 하락곡선을 긋고 있는 데 연유한다.
중국 전체 캐피털 규모에서 해외자금이 2.3%, 중국 국내 자금이 1.3%이고 민영 캐피털 업체의 캐피털 규모는 중국 국내 벤처캐피털 자금의 20% 미만이다. 업종별로는 지난해 통신산업이 캐피털 자금을 가장 많이 유치, 전체 규모의 38%인 1억4900만달러를 차지했고 IC집적회로 산업이 그 다음으로 7750만달러를 유치했다.
중국 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비해 정부차원에서 하루속히 기금캐피털 관련 법률과 정책 특히 캐피털 장려정책을 출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져가고 있다. 또 전문가들은 마이크로전자산업이 집중된 베이징·상하이·선전시에서 정부차원에서 마이크로전자 산업유도 창투기금을 설립해 국내외 민영자본의 참여를 격려하는 방법 등을 통해 자본규모를 확장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밖에 정부차원에서 IC디자인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성도 절박하게 느끼고 있다.
IC 디자인 업체들이 각각 IP 라이러브리 및 디자인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는 대량의 자금을 필요로 한다. 때문에 정부가 중립적 입장에서 플랫폼을 구축하고 IP 라이러브리를 임대해줄 경우 벤처캐피털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베이징의 북방 마이크로전자산업기지에서 중관춘에 베이징IC 디자인센터 및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 그 가운데 좋은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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