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부·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지난해 10월 16일. 상대방을 헐뜯는 싸움에 익숙해 있던 통신사업자들이 모처럼 미소를 머금은 채 한자리에 모였다. 국내 IT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5000억원 가량의 ‘IT투자펀드’를 조성해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 위해서다. 사업자 대표들은 내친 김에 연말까지 1조3000억원을 설비투자에 쏟아붓겠다고 공언했다.
당시 투자를 유도한 정보통신부의 논리는 과다한 요금인하에 따른 투자축소로 경기위축을 초래하기보다 사업자들의 매출을 보장하고 대신 투자를 유도해 선순환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 논리는 이동전화요금을 30% 이상 대폭 인하해야 한다는 소비자와 시민단체의 주장을 차단했다.
그러나 막상 요금인하가 10% 미만에 그치자 통신사업자들은 돌변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 투자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투자계획 이행 여부에 대해서는 ‘기업 비밀’이라며 공개조차 안한다.
실제로 SKIMT 측은 지난해 말까지 2075억원을 투자하기로 발표했으나 아직 장비업체 선정을 완료하지 못했다. 다른 사업자들도 약속대로 집행했는지도 확인되지 않는다.
IMT2000서비스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초반 국회가 ‘IMT2000 실종’에 대해 질타하자 사업자들은 ‘IMT2000사업추진협의회’ 등을 구성하고 공청회에서 투자 일정을 공개하는 등 긴박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여론이 잠잠해지고 IMT법인과의 합병이 끝나자 KTF를 필두로 IMT2000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얘기를 흘리고 있다. 정부도 이런 논리에 기우는 눈치다.
정부와 사업자가 여러 차례 공언한 IMT2000 추진 일정만 믿던 중소 IT벤처업체들만 낭패를 보고 있다. 특히 정부에 대한 불신이 고조됐다. 정통부가 덩치 크고 힘센 사업자들만 감싸고 돈다는 하소연이다. 사업자들이 의도대로 요금을 소폭 인하하고 출연금 납부연기 혜택도 받는 등 각종 특혜를 누리면서 공개적인 약속마저 내팽개치는데 정부는 뒷짐만 지고 있다.
또 한번의 IMT2000서비스 연기 움직임이 일자 중소IT벤처기업들은 ‘IT투자 활성화’를 내건 진대제 장관에게 한가닥 기대를 건다. ‘정통부와 사업자가 한통속’이라는 불신 속에서도 아직 진 장관이 정통부와 한통속은 아니라는 믿음이 남아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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