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가전부·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kr
‘반값 쇼핑몰’을 표방한 하프플라자 사태의 후폭풍이 예상외로 심각하다. 인터넷 쇼핑몰은 믿을 수 없다는 분위기가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사이트 접속 빈도가 급격하게 줄었다는 후문이다.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다 이번 사태까지 겹쳐 쇼핑몰업체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대형 쇼핑몰은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브랜드 인지도가 약한 중소형 쇼핑몰은 사태가 촉발된 2월 이후 거래실적이 날개 없이 추락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과연 일부 ‘부도덕한’ 쇼핑몰만의 문제일까. 사실 전자상거래 초기인 98년과 99년에도 인터넷 사기사건은 빈번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못하는 거래인 만큼 위험부담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관련 법령과 지침을 제정하는 등 소비자 측면에서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권리가 강화됐다. 서비스 수준도 한층 높아졌다. 대부분의 소비자도 이제는 인터넷 쇼핑몰이 오프라인 쇼핑에 비해 편리하지만 그만큼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쇼핑몰로 인한 소비자 피해는 잇따르고 있다. 이는 일차적으로 ‘좋지 않은’ 의도를 가진 쇼핑몰에 원인이 있지만 소비자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다. 해당 쇼핑몰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제조원가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상품을 구입한다는 것 자체가 너무 안이한 생각이다.
가격은 언젠가 소비자에게 되돌아가는 ‘부메랑’이다. 지금 당장 좀더 싼 가격에 상품을 구입했더라도 조만간 추가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세상에 어느 상인이 손해를 보면서 물건을 팔겠는가. 쇼핑몰의 상품가격이 싸기에 단순히 클릭해서 물건을 샀다는 것은 더이상 전자상거래시대에 면책 사유가 될 수 없다. 쇼핑몰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싸움은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가격보다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따져보는 현명한 소비자가 많아야 인터넷 쇼핑몰도 건강해지고 전체 전자상거래산업도 발전할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소비자는 언제나 옳다’는 믿음은 진리에 가깝지만 ‘현명한’이라는 전제조건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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