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PTV 부품업체 귀하신몸

 벽걸이(PDP) TV 업계가 사상 최고의 호황을 누리면서 모듈 등 부품을 공급하는 업체들의 주가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PDP모듈과 세트를 모두 생산하는 LG전자는 물론 모듈을 삼성SDI에 의존하는 삼성전자, 오리온PDP에 의존하는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이 요즘 부품공급업체를 ‘귀하신 몸’으로 대우하라는 특명을 받고 있다. 물론 최고 경영진으로부터 연구소 엔지니어에 이르기까지 모두 해당되는 얘기다.

 PDP모듈 공급자이자 세트제조업체로서 올해 25만대를 공급할 계획인 LG전자(대표 구자홍)는 “자체 물량도 소화를 못할 정도로 세계 PDP TV시장 호황세가 이어지면서 다른 회사에 모듈을 공급하는 것은 당분간 생각하기 힘들다”고 실토하고 있다.

 이 회사는 하반기부터 자체 생산하던 모듈용 후면판을 LG마이크론으로부터 공급받기로 했다. 또 지난해말부터 유재화 PDP개발실장 주도로 마이크론 개발실과 상시기술지원체제를 갖추는 등 깍듯한 ‘모시기’에 나서고 있다. LG마이크론의 첨단 에칭후면판 제조공법은 패널용 핵심부품으로서 새로 시도되는 만큼 LG전자로서도 공정완성도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그동안 자체 생산 후면판을 오는 3분기초 구미 PDP2기라인가동 시점부터 전면 LG마이크론의 첨단 에칭 제조공법에 의해 생산된 부품으로 대체키로 한 바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대표 김충훈)도 지난해말 PDP패널 공급사인 오리온전기의 파업사태를 계기로 새삼 모듈공급사 예우하기에 나섰다.

 대우측은 최근 검사요원이 오리온PDP 구미공장에 상근하도록 했는가 하면 공정 마지막단계에서 불량이 날 경우 군포연구인력이 즉시 구미로 내려가 지원토록 하는 항시 협력체제를 구축했다. 장규환 상무는 “생산량을 전량 공급받는 만큼 수율에 민감하게 영향을 미치는 오리온PDP 공정은 곧 대우의 이익에 직결돼 만반의 지원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월 3000대 규모의 생산설비를 갖추기로 한 오리온PDP는 지난해말 파업으로 단시간이지만 대우측에 모듈공급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빚었다. 하지만 오리온전기의 PDP사업부가 오리온PDP(대표 김준동)로 분사하면서 올들어 부품공급이 정상화됐다.

 지난해 총 6만대의 PDP TV를 생산한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도 올들어 급팽창세를 보이는 세계 PDP TV시장에서 수요가 늘면서 삼성SDI의 모듈 물량 공급을 늘리기 위해 돈독한 협력관계에 애쓰고 있다. 아무리 계열사라고는 하지만 삼성SDI가 워낙 세계적인 업체라 삼성 이외의 거래처도 많아 일방적으로 삼성전자 공급물량만 늘려달라고 고집하긴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3704억원을 들여 라인 증설에 나서고 있는 삼성SDI측은 “세계 PDP TV시장 수요 급성장에 따라 연말까지 기존 공급량 이상으로 모듈을 공급하기가 쉽지 않다”고 밝히고 있다.

  <이재구기자 jk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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