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라크 전쟁이 하루가 다르게 급박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 중동지역 주재원들은 UAE 두바이에 비상대책반을 설치, 주변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라크와 가장 인접한 곳에 있는 삼성전자 임동언 중동 및 아프리카 총괄 차장을 통해 현지 사정을 들어봤다.
엄청난 폭격과 사이렌 등에 시달리고 있는 이라크와 쿠웨이트 지역에 비해 여기 UAE 두바이는 차라리 조용하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는 않더라도 주변 지역에서의 전쟁은 이곳 사람들로 하여금 정상적인 비즈니스는 포기하도록 만들었다.
삼성전자는 전쟁이 임박한 시점에 비상대책반을 본격 가동했다. 현지 직원들은 두바이 비상대책반 팀장 이병우 상무를 중심으로 시시각각 주변의 상황을 체크하고 있다.
본격적인 공습이 있기 전까지는 하루 한번씩 본사에 현지 상황을 보고했지만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한 20일 이후에는 정오와 저녁 7시 하루 두차례 본사에 보고하고 있다. 본사에서는 현지에서 근무중인 직원들에게 아무 일이 없는지를 가장 먼저 묻는다. 비상대책팀장 이병우 상무도 인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현재까지 우리 직원들에게 문제가 발생하지는 않았다. 현재 25명의 인력이 두바이를 비롯해 암만 등에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출장을 오겠다는 본사 직원이 있었다. 현재는 모두 귀국토록 조치해 출장자는 없는 상태다. 혹시 모를 비상사태에 대비해 본사는 긴급상황 발생시 ‘선조치 후보고’를 원칙으로 정했다. 아직까지 조치가 먼저 필요한 긴급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보면 피해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현재 암만 지역에서 제품판매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결과다. 하지만 휴대폰만은 날개돋친듯 팔려나간다. 아마 친지들과의 원활한 연락을 위한 수단으로 필요성이 크게 대두됐기 때문인 것 같다. 게다가 삼성 휴대폰이 디자인도 좋고 품질도 월등하다는 입소문 때문인지 반응이 좋다. 지난해에는 이 지역 휴대폰 판매가 약 200만대를 기록했고 올해는 400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
한쪽에서는 무고한 목숨이 죽어가고 있는데 제품판매를 운운하는 것이 죄스럽기까지 하다. 인명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전쟁이 빨리 종결돼 다시금 비즈니스에 전념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경원기자 kwj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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