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덕 <정보통신지적재산협회장 직무대리 sdjang@itipa.org>
최근 수년간 중국 바람으로 들떴던 중소 통신업체들이 홍보는 많이 하지만 실속은 별로 없는 것 같다. 치열한 가격경쟁에다 연구개발 능력이 부족해 공급시한을 맞추지 못하는 등 용두사미로 끝나는 사례가 많아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한다. 연구개발 인력의 수준에도 문제가 있고 지나치게 계절적인 취업관행도 문제다.
더욱이 앞날을 어둡게 하는 것은 외국의 특허권자들이 국내 대기업들과의 교통정리를 마치고 이제는 중소업체들에 언론이나 금융권에 보고된 사전자료를 근거로 비싼 기술료를 강요하고 있어 중소업체들은 그나마도 적은 마진까지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다.
전쟁과 투자 불확실성 속에 이런 기술 인프라 비용까지 지불하게 되는 중소 IT기업들을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선진각국에서 활용하고 있는 지재권 풀 또는 표준기구 같이 우리도 기술을 바탕으로 한 무형자산을 최대한으로 활용하는 라이선스 제도를 구축해 운영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중소 IT기업들에 실질적인 인프라 자원이 되도록 하는 것이 절실히 요청된다.
그리하여 해외 거대 지적재산권자들과 맞불을 놓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우리도 이제 이런 선진기법을 뒷받침할 만한 기술역량이 충분히 있다. 우리의 중소 무선통신단말기 업체들의 예를 들면 향후 10년간 해외에 지불하게 되는 로열티의 절반만 상계할 수 있어도 수십억달러의 비용절감을 달성할 수 있다.
이럴 때에는 외부의 눈치만 볼 게 아니라 조금은 자국산업 보호에 능동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선진국에서도 정부가 자국기업 배후에서 대외협상력을 발휘해 국익을 도모하고 법적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으로 협상해 해결하는 예가 얼마든지 있다. 강대국의 통상압력 등에 지나치게 민감해 자국산업을 위축시킨다면 그것은 그릇을 깰 것이라고 닦지도 못하게 하는 것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정부의 과감한 중소 IT기업 지원책이 아쉽다. 기술 인프라를 위한 라이선스 제도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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