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반이다.’
영화 이미지를 더욱 잘 드러내기 위한 영화명 교체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이정재·이범수 주연의 휴먼코미디 ‘빌리브’가 ‘오! 브라더스’로 영화명을 바꾸었으며 이손필름의 창립작품 ‘밑줄긋는 남자’는 보다 경쾌한 느낌의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로 교체됐다. 김승우·하지원 주연의 팬터지 코미디 ‘역전의 명수’도 ‘역전에 산다’로 이름을 바꿔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영화 투자제작사인 KM컬쳐의 한 관계자는 “영화제목은 관객을 끌어들이는 첫 번째 무기”라며 “영화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제목 한줄이 매표소에서 선택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과감하게 변경을 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가문의 영광’ ‘두사부일체’ ‘달마야 놀자’ ‘동갑내기 과외하기’ 등 흥행에 성공한 작품에서 보듯이 영화제목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나치게 드러내거나 숨기지 않고 적절한 연상효과와 호기심을 끌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 오는 28일 개봉하는 촌지킬러·불량선생의 오지 탈출기를 그린 코미디 ‘선생 김봉두’나 내달 개봉하는 장나라 주연의 ‘오! 해피데이’는 영화 이미지를 잘 살린 제목이라는 반응을 얻은 반면 흥행에 실패한 ‘쇼쇼쇼’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등은 제목에서도 영화팬에게 어필하는 데 실패했다는 평가가 많다.
‘빌리브’에서 제목을 바꾼 ‘오! 브라더스’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모니터를 한 결과에 따라 제목을 바꾼 경우다. ‘빌리브’가 맹물 같은 느낌을 주는 데 반해 ‘오! 브라더스’는 코미디임을 상징할 뿐만 아니라 두 형제의 성이 오상우(이정재 분), 오봉구(이범수 분)라는 점을 암시하고 있다.
‘밑줄 긋는 남자’가 이름이 바뀐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는 화집에 메모를 적어 사랑을 고백하는 멜로임을 강조하기 위해 의문형 제목을 택했다. 완연한 봄인 5월초 개봉되는 것을 감안해 봄날이라는 계절적인 단어도 집어넣었다.
6월초 개봉인 코미디물 ‘역전에 산다’는 멜로를 연상시키는 ‘오월의 정원’이라는 가제에서 ‘역전의 명수’로 바뀌었다가 최종 낙점된 제목. 동명의 시나리오가 있는 바람에 뒤늦게 이름을 바꾼 경우지만 한달에 가까운 회의를 거쳐 결정한 만큼 영화의 맛은 더 살아났다는 것이 제작사 측의 평가. 파산직전의 증권사 영업사원에서 세계적인 스포츠스타로 인생역전의 기회를 얻게 되는 주인공이 스스로 외치는 듯한 어감을 표현했다.
<조인혜기자 ihch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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