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한 내수 시장을 겨냥해 각종 반도체를 직접 개발, 보급하겠다는 중국의 야심찬 계획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SBN에 따르면 중국의 신생기업인 BLXIC디자인이 32비트 임베디드 프로세서인 갓슨과 64비트 서버용 프로세서인 갓슨-2를 독자 개발한데 이어 이번에는 상하이자이오통대가 16비트 부동소수점 DSP인 ‘하이시스 eDSP21600’을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중국이 주요 반도체 강국에 비해 낙후한 반도체 기술을 갖고 있으면서도 독자 반도체 개발에 주력할 수 있는 것은 방대한 내수 시장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인건비로 만든 값싼 반도체로 내수 시장만 확보해도 개발 비용을 뽑고 다음 세대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 BLX의 CEO인 데이비드 셴에 따르면 중국 최대 가전 업체인 하이얼을 비롯해 무려 60개 기업이 갓슨을 사용키로 했는데 60개 기업은 모두 중국 기업이다.
더구나 중국의 독자 개발 반도체는 100% 현지 기술로 만들어져 주목받고 있다.
실제 상하이자이오통대의 DSP는 급부상하고 있는 파운드리인 상하이의 SMIC가 0.18미크론 CMOS 공정기술로 생산하며 같은 상하이의 글로벌어드밴스트패키징테크놀로지가 패키징을 맡는다. 또 상하이의 IC디자인리서치센터와 베리실리콘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가 각각 테스트, 표준 셀 라이브러리 서비스 등을 담당한다.
갓슨의 경우도 중국 정부산하 연구소인 컴퓨팅기술연구소(ICT)가 라이선스해준 아키텍처에 기반을 두고 개발됐으며 대만 TSMC의 0.18미크론 공정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나 상하이의 SMIC를 이용하는 방안도 고려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에 대해 중국이 인텔이나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등의 다국적 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가치망(value chain)을 구축하려고 시도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장 조사업체인 i서플라이의 연구원인 대니얼 양은 “중국의 DSP는 200㎒ 클록 주파수에서 200MIPS의 성능을 낸다”며 “이는 현재 프로세서 기술을 감안할 때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현지 토착 공급망만을 이용해 만들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ICT는 내년말까지 멀티프로세서 지원 기능 등을 갖춘 갓슨-3 아키텍처를 내놓을 계획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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