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디지털콘텐츠 유통표준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IT와 교육·방송·영상·음악·출판 등 기존 산업영역이 접목된 디지털콘텐츠산업에서의 성패가 한국경제호의 밝은 미래를 보장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가 진정한 IT강국으로 발돋움하고, 동북아 중심국가 건설이라는 원대한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인터넷과 유무선 정보통신망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콘텐츠산업 발전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시장규모도 엄청나다. 지난 2001년 8500억달러였던 세계 문화콘텐츠시장은 2005년 1조4000억달러로 급성장하고, 콘텐츠산업의 핵심인 게임시장의 경우 2003년 2995억달러로 2811억달러로 예상되는 반도체시장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미 미국에서는 군수산업에 이은 2대 산업으로 부상, 미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미국·프랑스·영국 등 전통적인 콘텐츠 강국은 물론이고 디지털 엔터테인먼트를 바탕으로 세계적인 문화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일본이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입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지식정보화시대의 핵심요소인 디지털콘텐츠가 21세기 신산업혁명으로 불릴 만큼 그 위력이나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 정부가 온라인 디지털콘텐츠산업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한 데 이어 범국가적 유통표준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잘한 일이다. 디지털콘텐츠산업이 70∼80년대의 중공업, 90년대의 반도체산업을 능가하는 21세기 주력산업으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법적 제도적 지원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다.

 우리가 디지털콘텐츠 식별체계에 대한 국가표준을 제정, 이를 공공부문의 디지털콘텐츠에 시범 적용한 후 단계적으로 확대 적용하겠다는 정보통신부의 ‘국가 URN(Uniform Resource Names)기반 구축사업’을 환영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식별기능이 떨어져 콘텐츠 유통에 적합하지 않은 현행 URL(Uniform Resource Locators) 방식의 인터넷자원 식별체계를 URN으로 바꾸는 것을 계기로 인터넷상의 디지털콘텐츠에 대한 판매·구매·이용 등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표준식별체계가 정착될 경우 콘텐츠 이용자는 원하는 정보를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검색할 수 있게 되고, 콘텐츠 보유자 또는 유통사업자는 부여된 식별코드를 기반으로 더욱 효율적이고 안정된 유통기반을 갖추게 되는 등 디지털콘텐츠 유통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잘 알다시피 URN은 인터넷 접근체계인 URL과는 달리 디지털콘텐츠 자체에 고유의 식별코드를 부여하고 콘텐츠의 주요 정보(메타데이터)를 관리하는 방식이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콘텐츠 유통 관련 국제 표준화기구인 MPEG-21과 TV애니타임 등이 권장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우리가 URN을 도입하는 것은 국제화 추세에도 부응하는 것이다.

 따라서 디지털콘텐츠 자체에 상품 바코드와 같은 식별코드를 부착하는 새로운 제도가 정착될 경우 디지털콘텐츠 유통체계 확립 및 산업 활성화는 물론 국제 유통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온라인 디지털콘텐츠 유통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게 될 국가 URN에 거는 기대가 크다.  

 

 <박광선위원 k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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