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석 드림인테크 대표이사 jks@dreamintech.com
인터넷 음악 사용자들이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저작권자에 의해 만들어진 음원은 카세트·CD 등 오프라인 음악상품 이외에 음악 파일 형태로 가공돼 온라인은 물론 무선을 통해서도 급속하게 전파되고 있다. 하나의 콘텐츠가 다수에 의해 공유되고 여러가지 다양한 장치에 의해 빠르게 확산되는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셈이다.
그러나 온라인 음악시장은 적절한 저작권의 지불 없이 무료로 거래되고 있어 대부분 불법이라는 문제를 안고 있다. 불법사용은 개인이 MP3 파일을 다운로드해 듣거나 CD로 2차 복제하는 등 개인용도에서 그치지 않고 상업적인 공간에서의 사용으로 확대되고 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용자가 이것이 불법이라는 것을 잘 모른다는 데 있다.
그렇다면 유료 인터넷 음악시장 형성은 요원한 과제인가? 아니라면, 어떻게 그 실현이 가능할까? 콘텐츠 불법거래를 대수롭지 않은 일 정도로 생각하는 네티즌들이 유료 온라인 음악시장을 이끌어갈 것을 기대하는 것은 다소 어리석은 일이다. 시장개척의 주체는 바로 콘텐츠 권리를 가지고 있는 저작권자와 온라인 음악 사이트를 운영하는 사업자들이다.
무료 음악 파일 제공으로 명성을 떨친 ‘소리바다’의 폐쇄 조치 이후 국내에서는 음악 동호회, 음악방송 사이트 등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디지털 음악문화의 올바른 정착을 위한 과도기적 필요조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온라인 음악공유 사이트의 일방적인 폐쇄 바람은 오히려 저작권자와 음악공유 사이트 운영자, 그리고 음악 파일 사용자간에 갈등만 증폭시켰다는 지적도 많다.
이러한 갈등을 풀어가기 위해서는 음악 서비스 사업자와 저작권자가 함께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 유료화에 부정적인 네티즌들의 인식을 전환시키고, 디지털 환경에 맞는 디지털 음악 활용방안을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와 저작권자가 함께 마련해야 한다.
단순하게 불법복제를 막는 일에서 벗어나 실정에 맞는 디지털 음악 구매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개인이 온라인 음악 파일을 사용하는 것과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상업적인 공간에서 사용하는 것에 대한 가이드도 다르게 마련돼야 한다. 음악 파일의 2차 복제나 양도에 대한 해법도 함께 나와야 한다. 다운로드한 파일들을 MP3플레이어나 PDA와 같은 무선환경에서 사용할 때 발생하는 하드웨어 제품간의 표준화 문제도 해결돼야 할 과제다.
합법적인 유료 온라인 음악시장의 문을 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저작권자들이 합리적인 가격의 음원 사용료를 제시해야 한다는 점이다. ‘원 소스 멀티 유즈’ 시대에 맞는 유통구조와 가격구조 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휴대폰 사용자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벨소리와 통화연결음 서비스의 경우 통신사업자가 얻는 수익은 온라인 서비스 사업자의 수익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많다. 올 한해 4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무선음악시장과 음악 자체로 수익구조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는 유선음악시장의 가격구조나 권리자의 목소리는 차별적으로 적용되어야 한다.
세계 음반시장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는 유니버설뮤직·소니뮤직 등 5대 메이저 음반사들도 초기에는 무료로 음악 파일을 교환하는 냅스터와 같은 사이트를 상대로 소송을 거는 등 무료 콘텐츠의 유통확산을 막는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들이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유료다. BMG·EMI·워너뮤직이 공동으로 뮤직넷을 설립했고 소니와 비방디는 프레스플레이(http://www.pressplay.com)를 개설한 바 있다.
우수한 콘텐츠는 유료로 전환해도 성공할 확률이 높다. 음악 파일도 마찬가지다. 불법 음악 파일과 적법한 유료 음악 파일간에 차별화된 무엇이 없다면 일부러 돈을 들여 유료 콘텐츠를 구입할 필요가 없어진다. 불법 콘텐츠를 꽁꽁 숨길 수 없는 상황이라면 적법한 유료 콘텐츠의 질을 높여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인터넷 음악시장의 활성화 몫은 서비스 사업자와 저작권자의 협력에 달려 있다. 디지털 시대에 맞는 유료 음악 모델 개발에 이 두 주체가 지혜를 함께 모아야 할 때다. 소비자의 인식전환은 그 다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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