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랜도(미국)=엔터프라이즈부·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BEA를 비롯해 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SAP·피플소프트·웹메소드·팁코소프트웨어 등과 함께 경쟁력이 있는 무기(competitive weapon)을 만들어 공공의 적에 대응하겠다.”
HP의 최고경영자인 칼리 피오리나가 차세대 IT 패러다임으로 부상한 웹서비스와 기업애플리케이션통합 분야에서 IBM과의 새로운 전쟁을 시작한다. 궁극적으로는 IBM의 소프트웨어 및 IT서비스부문에 대한 선전포고다.
이를 위해 피오리나는 시스템 관리부문을 제외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사업을 과감하게 접고 전문기업들과의 포괄적인 제휴를 선택, IBM에 맞대응할 강력한 소프트웨어 연합군을 만들어가고 있다.
피오리나는 지난 3일(현지 시각) 미국 올랜도에서 개막된 ‘BEA e월드 2003’에 참가한 2500여명의 IT 개발자·컨설턴트·경영자에게 “이제부터는 어떻게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정보시스템을 일치시킬 것인지를 고민할 때”라며 “무엇보다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합’하고 보다 ‘빠르게’ 구현하는 것이 당면과제”라고 말했다.
정보시스템에 대한 수직적(버티컬) 통합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치중하던 과거의 방식으로는 더이상 IT산업 환경의 빠른 변화에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 같은 피오리나의 시각은 “340여종에 달하는 IBM의 통합제품군이 서로 다른 코딩·커스터마이징이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통합적이지 못한 솔루션”이라는 배경 설명과 함께 제시된 것이어서 더욱 시선을 모은다.
피오리나는 고객의 △투자대비효과(ROI)를 증대시키고 △가치를 창출하며 △IT 총소유비용(TCO)을 절감하기 위해 “애플리케이션 통합경쟁력을 배양하고 구현속도를 끌어올릴 때”라고 강조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오라클 월드 2002’를 통해 피오리나가 처음 제시한 RoIT(Return of IT)의 방법론이 ‘통합’과 ‘속도’로 구체화된 데 이어 IBM과의 경쟁에서 쓸 무기로 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HP·컴팩 합병이라는 큰 승리를 맛본 칼리 피오리나가 IBM을 상대로 새롭게 시작한 전쟁에서도 승자로 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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