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49일 후인 4월 25일’.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 기대작 두 편이 동시에 국내 극장가에 걸린다.
바로 ‘원더풀데이즈’와 ‘오세암’.
두 작품은 무엇보다도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 기근을 해소하는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1월 ‘마리이야기’가 높은 스포트라이트 속에 개봉됐다가 조용히 극장가에서 내려진 지 어언 1년여가 지나고 있다. 그동안 국내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장은 ‘아이스에이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릴로&스티치’ ‘스피릿’ ‘어머! 물고기가 됐어요!’ 등 10편에 가까운 외국 애니메이션들이 장악해 왔다.
또한 두 작품은 한국 극장용 애니메이션 시대를 여는 신호탄 역할을 할 것으로 예측된다. ‘오디션’ ‘꼬마대장 망치’ ‘스퀴시’ ‘아크’ 등이 이들 두 작품의 바통을 이어 연내 개봉 대기중이기 때문이다.
오랜 기다림의 시간을 마치고 개봉을 앞두고 있는 두 작품을 비교·소개한다.
◇SF vs 명작동화=원더풀데이즈는 2142년 미래의 인공지능도시인 ‘에코반’을 배경으로 한 SF물. 지구의 유일한 청정지역인 ‘에코반’에 사는 특권층과 이곳에서 쫓겨나 ‘마르’에 사는 난민들이 벌이는 전쟁. 그리고 이 가운데 피어나는 에코반의 순찰대원인 제이와 난민 수하의 사랑을 다루고 있다. 최첨단 기술로 제작된 영상은 실사 영화 이상으로 미래를 사실적으로 살려냈다는 것이 제작사의 평. 이미 대만업체가 이 작품 데모필름의 뛰어난 영상을 보고 계약을 체결했을 정도.
오세암은 5살 동자에 얽힌 전래설화를 모티브로 한 아동문학가 고 정채봉 선생의 동명의 작품을 원작으로 만든 명작동화물. 5살 철부지 소년 길손이와 앞을 보지 못하는 누나 감이 남매가 그리운 엄마를 찾기 위해 산길로 여정을 떠난다는 내용이다. 순수한 어린 동심의 사실적 묘사, 재기발랄한 상황 설정 그리고 이를 통한 웃음 뒤에 전해지는 코 끝 찡한 감동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블록버스터 vs 저예산=원더풀데이즈는 마케팅 비용을 포함해 총제작비가 무려 126억원이 들어간 초대형 블록버스터. 4년의 제작기간 2만기가바이트에 이르는 광대한 비주얼데이터 그리고 동화도 무려 12만장에 이른다. 특히 스토리에 맞는 완벽한 영상을 구현하기 위해 2D 셀애니메이션을 비롯해 3D 컴퓨터그래픽, 미니어처 실사촬영, 매트페인팅 기법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했다. 이 과정에서 보다 퀄리티를 높이기 위해 소니의 HDW-F900 카메라와 모션컨트롤 프레지어렌즈 등 최첨단 SF영화 촬영장비를 도입하기도 했다.
반면 오세암의 제작비는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은 15억원. 협소한 국내시장에서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서는 저예산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목표로 제작비를 낮춘 것이다. 제작사인 마고21은 20여명의 내부인력으로 대부분 소화했으며 단지 동화와 컬러 작업만을 외주로 제작했다.
◇김문생·윤영기 vs 성백엽·이정호=김문생 감독은 원더풀데이즈로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노크한 인물. 김 감독은 88년 TV광고계에 뛰어들어 최근까지 무려 200여편의 작품을 제작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TV광고 제작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국내외의 각종 TV광고 관련 행사에서 여러 차례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기도 하다. 원더풀데이즈의 뛰어난 영상미를 연출하는데 있어 김 감독의 TV광고 제작 경험이 큰 밑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윤영기 애니메이션 감독은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은 인물. ‘엑스맨’ ‘성룡의 대모험’의 스토리보드, 펄잼의 뮤직비디오, ‘고질라’의 트레일러 무비, ‘혼다’의 광고 등을 만들었다.
성백엽 감독과 이정호 프로듀서는 지난 98년부터 감독과 프로듀서로 함께 활동하며 국내 2D 애니메이션 창작업계를 대표하는 듀엣. 이번 작품은 이들 듀엣의 두 번째 작품으로 첫번째 작품은 TV애니메이션 ‘하얀마음 백구’. 성 감독은 디즈니와 워너의 TV 애니메이션인 ‘달마시안’과 ‘스파이더맨’의 원화감독을 맡은 바 있으며 국산 ‘스피드왕 번개’의 연출감독을 담당하며 창작에 투신했다. 이정호 프로듀서는 투니버스 재직시절 ‘영혼기병 라젠카’ 기획을 통해 창작 애니메이션에 뛰어들었으며 이후 ‘내친구 까꿍이’ ‘하얀마음 백구’ 등을 기획과 프로듀서 했다.
◇해외시장 vs 국내시장=원더풀데이즈는 기본적으로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제작된 작품. 126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한 것도 미국과 일본의 대작들과 견주어 손색이 없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의욕으로 감행된 것. 틴하우스는 이를 위해 전세계의 공감과 감동을 얻어낼 수 있는 ‘미래의 희망’과 ‘운명적 사랑’이라는 테마를 선택했으며 캐릭터도 일본형에서 벗어나 입체감과 사실감을 최대한 높였다. 틴하우스는 이미 대만업체와는 현지배급에 대한 선계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미국을 비롯해 프랑스, 일본, 홍콩 등의 배급사와도 협상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많게는 2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겠다는 목표. 이를 위해 국내배급사인 아우라토탈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국내에서만 200개 이상의 스크린을 통해 개봉할 예정.
오세암은 국내시장을 타깃으로 한 작품. 그래서 제작비도 최소화했다. 주인공 캐릭터들은 다분히 한국적이며 작품의 배경도 설악산 백담사 주변이다. 제작사인 마고21은 배급사인 시나브로를 통해 50∼70개의 스크린을 잡을 계획이며 이를 통해 30만명에서 많게는 70만명의 관객을 동원한다는 목표다. 하지만 제작사인 마고21은 한국에서 인정된 작품이 해외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작품 완성과 동시에 본격적인 해외마케팅에 나설 계획이다.
<원더풀데이즈 vs 오세암>
원더풀데이즈 오세암
감독 김문생 성백엽
런닝타임 90분 75분
장르 SF 명작동화
제작비 126억원 15억원
제작사 틴하우스 마고21
투자사 삼성벤처투자, 선우엔터테인먼트, 경남창투 등 영화진흥위원회, 손오공, 신보창투, 디스커버리창투 등
국내배급 아우라토탈엔터테인먼트 시나브로 엔터테인먼트
해외배급 미로비젼 -
홍보대행 이손필름 래핑보아
홈페이지 www.wondrfuldays.co.kr www.anioseam.com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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