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광 엠피씨 사장 ykcho@mpc.co.kr
경기침체와 이라크 전쟁 위기가 맞물려 좀처럼 불황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각종 통계자료와 시장조사기관의 전망치 역시 당분간 경기가 크게 위축될 것이란 점을 확인시켜주고 있다.
이러한 불경기에 기업들이 가장 고민하는 것은 바로 ‘어떻게 고객을 붙들 것인가’이다.
‘만들면 팔린다’는 기업 중심의 시대가 지나고, 수많은 경쟁제품 속에서 구매자들의 선택을 유도해야만 하는 소비자 중심의 시대가 오면서 기업들의 마케팅 전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더욱이 요즘처럼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붙은 불경기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야 한다는 절박함이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그래서인지 고객관리를 위해 고객센터를 자체적으로 구축하거나 외부 전문기업에 맡기는 중소 제조업체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에서 고객센터 구축사례가 점차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국내의 고객관계관리(CRM) 활용도는 외국에 비해 상당히 낮다. 기업들이 주로 고객센터에 필요한 HW장비 구축에 비중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한 식품업체는 이벤트 행사기간에 콜 수량을 예측하지 못해 10명의 상담원을 배치했다가 상담이 폭주해서 급히 상담원을 30명으로 늘렸으나 통화를 하기 힘들었던 이벤트 참가자로부터 오히려 빈축을 샀다. 행사가 끝난 후에는 고객센터 직원들의 업무가 10분의 1로 줄어 불필요한 인건비 지출로 고민하고 있었다.
이처럼 기업들이 고객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을 하고 고객센터를 앞다퉈 마련하고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SW도입에 대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고객센터를 진정 마케팅 전략의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센터 구축과 더불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SW의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상황별로 고객센터의 콜 수량을 예측하고 이를 바탕으로 상담원을 배치하며 모니터링을 자동화하는 등 고객센터 운영이 자동화되면 불필요한 인건비 지출을 막을 수 있고 업무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이미 미국과 같은 CRM 선진국에서는 HW구축을 통한 외형적 규모에 치중하기보다는 최소의 인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SW도입을 통해 원가를 절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효율적인 고객관리를 위해서는 CRM이 HW 중심에서 탈피해 SW 중심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SW도입에 대한 기업의 인식전환과 더불어 CRM 전문업체들의 국산 솔루션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
외산 SW는 아무래도 국산보다 선진 CRM 기술의 도입에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는 국내 시스템과의 연동 및 유지보수에 어려움이 있거나 가격 면에서 국내 솔루션보다 비싸 기업들이 도입하기를 망설이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외산 SW의 진보적인 기술을 토대로 국내 실정에 맞는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는 것은 국내 CRM SW의 판매를 촉진시킬 수 있을 뿐 아니라 CRM업체들도 장기적으로는 대외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가 될 것이다.
불황기라 해서 마케팅에 소홀히 하려는 기업은 결코 오래 버틸 수 없다. 어떤 문제든 해결책은 내부에 있다. 우리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마케팅 경비를 삭감할 게 아니라 시스템 자동화 등 불필요한 업무량을 줄이는 업무 효율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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