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성장엔진이다](2)디지털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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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릇이나 병의 존재가치는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안에 뭔가를 담아둘 수 있다는 데 있다. 또 담겨있는 내용물이 무엇이냐에 따라 불리는 명칭도 각기 달라진다.

 우리가 그동안 매진해온 정보통신산업이 IT강국으로 가기 위한 밑바탕이 될 그릇을 만드는 단계였다면 디지털콘텐츠산업은 진정한 IT강국 완성을 위해 내용물을 채워나가는 단계의 산업이다.

 이미 우리는 정보통신 및 IT인프라면에서는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서도 부러워할 정도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왔다. ‘초고속통신망 가입자 1000만명, 이동전화가입자 3000만명’이라는 성적표에서도 바로 알 수 있다. 국민 대다수가 초고속정보통신 및 무선통신의 혜택을 누리고 있음을 방증하는 결과물이다.

 이는 곧바로 한국을 인터넷강국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아직은 많은 인터넷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기는 하지만 지난 3∼4년간 많은 시행착오와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의 인터넷산업은 서서히 안정기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특히 세계 각국이 한국을 인터넷산업 관련 테스트베드로 인식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같은 유무선 인프라를 바탕으로 디지털콘텐츠 시장도 새로운 성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도로가 깔렸으니 이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와 시장이 생겨나고 소통이 늘어나는 등 주변이 활기를 띠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본격적인 디지털시대가 열리면서 산업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는 것이다.

 정부도 최근 범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디지털콘텐츠 육성책인 ‘온라인 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이를 시행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방안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IT와 콘텐츠가 결합된 온라인 디지털콘텐츠산업을 차세대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 육성해 국가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도모하고 보다 풍요로운 국민의 삶을 창출하자는 것이 그 배경이다.

 지금까지는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과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한 IT산업이 국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었다면 앞으로는 이처럼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고 있는 디지털콘텐츠산업이 국내 IT산업을 이끌어 나갈 중심축이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세계 디지털콘텐츠시장의 흐름을 감안하면 이같은 정부의 조치도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세계 디지털콘텐츠시장은 연평균 성장률이 28%에 달하며 이미 미국과 일본 등 몇몇 선진국이 8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 국가의 디지털콘텐츠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도 이미 오래 전부터 지속됐다.

 반면 우리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미국이 세계 디지털콘텐츠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일본도 12% 내외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제 세계시장의 1% 정도를 점유하는 데 그치고 있을 뿐이다.

 다행스러운 점이라면 한국이 세계 디지털콘텐츠시장 점유율면에서 7위권 내에 들어있으며 성장률면에서는 중국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그만큼 경쟁 대상이 막강하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경쟁자는 많지 않다는 점에서 우리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디지털콘텐츠산업은 한국이 진정한 IT강국으로 발돋움하고 동북아의 중심으로 우뚝서기 위해서는 반드시 육성해야 할 신성장엔진이다. 특히 인터넷과 유무선 정보통신망을 기반으로 한 디지털콘텐츠는 문화적인 면에서도 한국처럼 비좁은 생활환경에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국민에게 현실에서 직접 경험하지 못하는 다양한 문화적인 체험을 가능케 해준다는 점에서 ‘문화’와 ‘산업’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올해 1000억달러에 육박하고 오는 2005년에는 1700억달러 가까이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IT인프라와 반도체에 이어 세계경제를 이끌 핵심산업으로 부상하고 있는 디지털콘텐츠시장이 우리의 눈앞에 펼쳐져 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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