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첫 내각 출범]조직 특징과 의미

 참여 정부 1기 내각은 50대가 주축이 돼 개혁 정부를 뒷받침하도록 했다. 특히 전자·정보통신 부처의 경우 장관 인선을 계기로 부처별 역할 분담이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부처간 활발한 협의와 조율이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전문성 강화=정보과학 부처의 경우 전문성이 뚜렷했다. 정통부 장관에 반도체 엔지니어 출신 기업인을 앉혔고 과기부 장관엔 과학자를 임명했다. 산자부 장관엔 관료를, 문광부 장관엔 예술가를 배치했다.

 이는 부처별 역할 분담으로도 해석됐다. 정통부는 반도체에서 디지털콘텐츠까지 IT에 관한 한 산업 정책 전반을 지휘하고, 산자부는 전통산업과 함께 통상과 무역 분야에 집중하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를 앞으로 있을 대통령 산하 행정개혁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 방향과 연관시키려는 관계자도 있다. 하지만 장관 인선만으로 이같이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IT유관 부처간 영역 조정이 새삼 관심거리로 떠오를 전망이다.

 ◇부처간 협조가 관건=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신임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는 자리에서 부처간의 원활한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분간 정부 조직을 개편하지 않을 방침인 노 대통령으로선 수장들의 공조가 초기 정책을 펼치는 데 급선무라고 보고 있다.

 이는 이번 인선에서도 반영됐다. 통상적으로 산자부 장관은 산자부(옛 상공부) 출신이었으나 이번엔 파격적으로 재경부 출신이 발탁됐다. 부처간 조율이 잘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개혁 성향 뚜렷=참여정부 첫 내각의 평균 연령은 54.5세이며 60대는 60대는 조영길 국방장관 1명뿐이다. 국민의 정부 1기 내각의 평균나이 58세와 비교해 3∼4세 정도 젊어졌다.

 나이뿐만 아니라 신임 각료는 개혁성향도 더욱 짙어졌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 등용이 대표적이다.

 서열 중심의 공직 사회를 송두리째 흔들면서 전반에 걸친 세대 교체와 행정 개혁 작업이 뒤따를 전망이다. 윤진식 신임 산자부 장관 역시 대표적인 개혁 성향의 인물이다. 그는 관세청장 재직시 인천공항 입국장의 비리척결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세관업무 개혁 등 관세행정 개혁에 큰 성과를 거뒀다.

 개혁성향이 뚜렷한 소설가이자 영화감독 출신의 이창동씨가 신임 문화관광부장관에 임명됨에 따라 문화부 정책도 상당한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반면 재경부와 기획예산처 등 경제 부처의 경우 일부 기수 파괴는 있었으나 관료 출신을 중용해 안정적인 경제 운용의 의지를 명확히 했다. 

 ◇민간의 참여 활발=관 주도의 정책 방향도 민간 주도로 급격히 옮겨갈 전망이다.

 정통부는 철저한 시장주의자인 진 장관을 임명함으로써 통신 규제를 비롯한 정책 전반에 경쟁과 민간 자율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이 문광부 장관도 관보다는 민간 중심의 문화정책을 펼 것으로 관측됐다. 영화산업진흥위원회 및 방송영상산업진흥원·게임산업개발원·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등 기존 문화부 산하단체와 기관을 흡수 통합하는 초대형의 문화산업진흥위원회가 설치되고 이에 대한 민간 참여가 확대될 전망이다.

 ◇조직 장악 여부 관심 고조=민간 출신 장관에게 늘 따라다니는 꼬리표는 조직 장악력이다.

 행정 경험이 적은 민간 출신 장관은 공무원 조직을 제대로 장악하지 못해 소신을 펴지도 못하고 중도하차하는 사례가 많았다. 조직장악력 여부는 산자부를 제외한 IT유관 부처가 모두 해당된다.

 그렇지만 참여정부 출범으로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는 지적도 있다. 법무부 장관 인선을 계기로 전 정부부처 조직의 서열 파괴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대부분이다. 장관의 권한도 커질 전망이다. 참여정부는 장관 임기를 적어도 2년 이상으로 하고 권한과 책임도 대폭 이양할 방침이다.

 그럼에도 불구, 민간 출신 장관들이 공직사회에세 제대로 적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진대제 정통부 장관은 민간의 토론 문화를 공직사회에서 확산시키겠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김용석기자 yskim@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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